[엠투데이 임헌섭기자]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 파격적인 가격 인하 전략을 앞세워 다시 한 번 강력한 반등 흐름을 만들어냈다.
테슬라는 주력 판매 차종인 모델 Y와 모델 3 일부 트림의 가격을 인하한 이후 판매가 급증하며 2026년 3월 기준 전년 대비 330% 증가한 1만 1,13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2,591대와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3월 수입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총 1만 6,249대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테슬라가 약 69%를 차지했다. 모델 Y와 모델 3 롱레인지, 모델 3는 3월 베스트셀링 모델 순위 1위~4위를 모두 차지하며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재확인했다.
특히 테슬라는 3월 1,664대를 판매하며 판매가 늘고 있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를 크게 앞질렀으며,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판매량 7,809대 보다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판매 급증은 단순한 반등을 넘어 ‘가격이 수요를 움직인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고 봐도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1년간 판매 둔화 흐름을 보였던 테슬라는 한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유사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독일에서는 315% 증가한 9,569대를 기록했고, 프랑스에서도 203% 증가하는 등 주요 시장에서 반등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이러한 갑작스런 판매량 증가로 인한 성장은 가격 인하라는 전략적 선택에 기반한 것이다. 가격을 낮추면 판매량은 증가하지만, 동시에 수익성 저하라는 압박이 커지는 구조적 문제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전세계적으로 현재의 전기차 시장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상태이며, 가격 변동에 따라 수요가 크게 출렁이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구조와 대량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가격 인하 전략을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일반 완성차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테슬라와 유사한 가격 전략을 펼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한계로 꼽힌다. 원가 절감과 전체적인 플랫폼을 획기적으로바꾸지 않는 한 테슬라와 같은 방식의 대응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엔트리급 전기 SUV EX30의 가격을 약 700만 원 인하하며 대기 고객이 2천 명을 훌쩍 넘겼으며, BMW 역시 차세대 전기차 iX3의 가격을 예상보다 낮게 설정해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2천 대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현대차, 기아 역시 엔트리 트림 추가로 가격을 인하하거나 프로모션을 통한 가격 장벽을 낮추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을 앞세워 전년 동기 대비 1만 9천여 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EV3, EV5, PV5 등 다양한 라인업의 고른 성장으로 3월 누적 판매량이 3만 4,3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0.7%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 월 1만 대라는 상징적인 이정표를 세운 것은 전기차 시장의 경쟁 축이 ‘기술’에서 ‘가격+원가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대다수 완성차 업체에서 많은 모델의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앞으로의 전기차 시장 경쟁은 '성능', '주행거리', '옵션'과 같은 것이 아닌 '가격'이 구매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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