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보유·호르무즈 통제권 놓고…미국·이란 본격 '수 싸움'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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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보유·호르무즈 통제권 놓고…미국·이란 본격 '수 싸움' 돌입

이데일리 2026-04-08 18:41: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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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극적으로 2주간 휴전에 돌입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격 중단을 실시했고, 이란은 해당 기간 호르무즈 해협 통행 허용을 알렸다. 양측은 오는 10일 중재국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대면 회담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한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며 극단적인 위협을 꺼냈던 만큼 국제사회는 휴전 소식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전쟁을 초래한 근본적인 문제들이 잔존한다는 점에서 올초 핵 협상 당시와 같은 첨예한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밴스 등 참여할듯…10개항 종전안 테이블 위로

이날 미 방송 CNN 등에 따르면 10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리는 미국과 이란 간 대면 회담에는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행정부 중동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이 미국 대표단으로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회담의 주요 내용은 이란이 제시한 10개항의 종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와 연계된 누르뉴스는 △미국의 원칙적인 비(非)침략 보장 △우라늄 농축 수용 △이란에 대한 모든 주요 제재 해제 △이란에 대한 전쟁 피해 보상 지급 △해당 지역에서 미군 전투부대의 철수 등이 10개항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성명에서 “이란은 오직 10개 항 제안에 담긴 자국의 원칙이 수용된 것을 바탕으로, 그 세부 사항까지 협상에서 최종 확정될 때에만 전쟁 종식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란은 종전안에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당국이 해당 자금을 전쟁 이후 재건 비용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핵심 항로는 일반적으로 국제법에 의한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나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최근 들어 이란은 일부 선박에 안전 통행 보장을 명분으로 최대 200만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 수용해라 vs 완벽 처리…고농축 우라늄 향방은

이란의 이러한 요구를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이는 사실상 이란이 전쟁 이전부터 미국에 요구했던 사안들과 거의 일치한다. 고농축 우라늄 수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을 시작한 핵심 목표이기도 하다. 미국이 이를 수용한다는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주 휴전 발표’ 이후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에 따라 이란의 농축 우라늄은 완벽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리될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이번 휴전을 자국의 ‘승리’로 규정하고 있다. 2주의 휴전 기간 중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과거처럼 입장 차이만 확인한다면 다시 무력 충돌로 되돌아갈 수 있어 협상 과정에서 어떤 타협점을 만들어낼지가 관심사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존 호프먼 연구원은 “트럼프는 이란 핵 프로그램 파괴와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내세우고 시작했지만 그 어느 것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는 이제 종전이란 과제에 더해 애초에 이 전쟁을 치를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점을 미국과 전 세계에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트럼프가 이번 협상을 통해 고농축 우라늄을 이란 밖으로 반출하지 못한다면 하루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가 드는 전쟁을 일으키고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1년 전 이뤄낸 것(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보다 더 적은 성과를 거두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 더 강해졌다…호르무즈 쥔 이란

이번 전쟁을 계기로 오히려 미국이 이란의 힘만 키워줘 협상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이란 협상팀 출신인 네이트 스완슨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미국이 이번에 얻은 성과가 (원래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던)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라는 건 미국이 체면을 구겼다는 것”이라면서 “이란은 여러 면에서 전보다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호르무즈 재개방을 알리면서 “이란 무장군의 통제 아래 이뤄질 것이며, 누가 언제 통과할지는 이들이 결정하게 된다”는 단서를 달기도 했다.

미 국무부 출신인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리처드 폰테인 최고경영자(CEO)는 “전쟁 전과 달리 이란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이라며 “미국과 세계가 호르무즈 해협 무기한 통제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는 믿기 어렵다. 그것은 전쟁 이전보다 실질적으로 더 나쁜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군사 분석 책임자 제니퍼 캐버너는 “트럼프가 출구전략을 택한 것은 다행이지만 최악의 방식으로 물러났다”이라면서도 “사전에 판을 너무 크게 키워 미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켰다. 이것은 미국의 분명한 전략적 패배”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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