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국내 증시에 안도감이 확산됐지만, 증권가는 에너지 가격 상승의 여파가 당분간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가 불안이 지속될 경우 기업 수익성 저하와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4.52달러(13.29%) 급락한 배럴당 94.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18.54달러(16.41%) 하락한 94.41달러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을 휴전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반면, 이란은 해협 통행을 자국 군의 관리 하에 두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지 상황도 여전히 불안정하다. 이란 관영 프레스TV는 호르무즈 해협 출구로 향하던 유조선이 무산담 해안 인근에서 회항했다고 보도했으며,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을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해협 재봉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증권가는 이번 휴전이 단기적 합의에 그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중 관세 협상 사례처럼 임시 합의가 최종 합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협상 과정에서 추가적인 전략적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설령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에너지 공급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정 압력 제어와 LNG 설비 점검 등 기술적 요인으로 하루 약 1000만 배럴 규모 생산을 정상화하는 데 최소 3~4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원유 생산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시차가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원유 시장은 올해 공급 부족을 겪은 뒤 내년에야 공급 우위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유가 변동성이 이어질 경우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크스·연탄·석유정제품, 자동차, 1차 금속, 전기장비, 음식료, 화학제품 업종은 원재료비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수 있다”며 “석유화학과 항공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수익성 저하와 잠재 수요 감소 등 간접적 부정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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