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유조선 운항 재개되나…고립 선박·선원 귀환도 주목
(세종·부산=연합뉴스) 신창용 박성제 기자 =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사실상 합의한 가운데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유조선의 통항 가능 여부 확인에 나섰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8일 "현재 외교 경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운항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운항 여부가 언제쯤 확인될지 현재로선 확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내용이 확인되는 대로 외교부, 해수부와 협의해 우리 유조선의 신속하고 안전한 통항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수부 역시 휴전이 공식 개시되는 것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해수부는 이날 오후 현 상황과 관련해 선사들과 함께 대책 회의를 열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휴전이 공식 개시된다면 통항 계획 등에 대해 우리 선사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에는 화주인 국내 정유사를 기준으로 유조선 총 7척이 대기 중이다. 이중 국적선사는 4척이다. 여기에는 원유 약 1천400만 배럴이 실려 있다.
현재 해협 내에 우리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르무즈 해협이 열릴 경우 한 달가량 고립됐던 우리나라 선사와 선박들이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해협 내측에 대기 중인 우리나라 선박은 26척, 선원은 총 173명이다.
국내 선사 기준 대기 중인 선박은 원유 운반선 9척, 석유제품운반선 8척, 벌크선 5척, LNG·LPG 운반선 2척, 컨테이너선 1척, 자동차운반선 1척 등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에서 해협을 통항하기 위해 관련 계획을 수립할 때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의 정보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선원들의 안전 문제가 걸린 만큼 실시간으로 소통이 원활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원들 역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항행 재개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박상익 전국해운노조협의회 본부장은 "현장에 있는 선원에게 물으니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은 지 차분한 분위기라고 한다"며 "현재까지는 선사로부터 항행 시작 명령일을 연락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에서 항행할 수 있다는 연락을 주면 바로 출항에 나서야 하니, 준비하고 있으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언제 또 항로가 닫힐지 몰라 짧은 시간 안에 탈출하기 위해 미리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휴전 소식은 내일(9일) 발표 예정인 정부의 '3차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발 원유 공급 불안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세를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8일 오전 9시10분 현재 전장 대비 15.56% 급락한 배럴당 95.37달러를 나타냈다.
WTI 선물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2주간 휴전에 동의했다고 밝힌 직후 수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91.05달러까지 밀리며 하락률이 19%에 달하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추이와 해협의 실질적 통항 상황 등 모든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고가격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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