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국립김해박물관이 최신 과학 기술을 동원해 가야의 우수한 유물 제작 기술과 그 속에 숨겨진 흔적을 새롭게 조명한다.
국립김해박물관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7월 31일까지 열리는 ‘첨단가야 : 과학과 마주하다’는 가야의 기술과 생활상을 과학적으로 풀어낸 자리다.
김해는 수로왕릉부터 대성동 고분군에 이르기까지 고대 해상 교역을 장악했던 철의 왕국가야의 숨결이 도시 곳곳에 고스란히 묻어나는 곳이다. 지난 1998년 문을 연 국립김해박물관은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가야 문화를 집대성하고 보존하는 역할을 맡았다. 비늘갑옷과 덩이쇠, 독특한 형태의 뿔잔 등 각종 토기와 철기 유물을 소장하며 문헌 기록이 부족한 가야의 찬란했던 생활상을 현대에 전하고 있다.
기원후 42년경부터 562년까지 한반도 남부에 자리했던 가야는 김수로왕을 필두로 해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가 연맹체를 형성하며 번성했다. 풍부한 철광 산지를 바탕으로 전성기를 누렸으나 중앙집권국가로 발전하지 못한 채 팽창하는 신라와의 끊임없는 경쟁과 견제 속에서 결국 금관가야와 대가야가 차례로 신라에 병합됐다.
국가는 소멸했지만 이들이 남긴 기술력은 당대 동아시아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뜨거운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독자적인 제련 기술을 통해 단단한 철제 무기와 갑옷을 양산했으며, 1000도가 넘는 고온의 밀폐된 가마에서 구워낸 회청색 경질 토기는 훗날 일본 스에키 토기 탄생에 영향을 미칠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이러한 고대의 하이테크를 현대적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풀어낸 특별전 ‘첨단가야: 과학과 마주하다’에서는 창녕 교동 11호 무덤에서 출토된 금상감명문대도 등 총 27건 47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특히 함안 도항리 13호 무덤에서 출토된 판갑옷을 분석해 순철에 탄소를 더한 '강철' 제강 기술이 적용되었음을 최초로 규명한 결과를 공개한다. 또 국내 보존과학 분야 처음으로 3차원 엑스선(X-ray) CT 현미경을 활용해 김해 대성동 18호 무덤의 원통모양 청동기 나무 자루가 밤나무임을 밝혀내는 등 수종을 세포 단위로 분석해 낸 성과도 확인할 수 있다.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유리구슬 내부의 1500년 전 공기 방울을 입체적으로 관찰하고, 최신 영상 장비로 금상감명문대도의 숨겨진 명문을 '상부선인귀상도’(上部先人貴常刀)로 재판독한 흥미로운 연구 과정도 함께 전시된다.
영어와 중국어 등 다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며 과학으로 경계를 넓힌 가야의 참모습을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국립김해박물관은 그간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한 '가야고분군'을 비롯해 ‘가야고분군’ 특별전을 비롯해 ‘바다를 건넌 가야인’, ‘시간의 공존 김해 대성동 고분군’, ‘크리스탈 가야’ 등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였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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