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⑩]'로또 청약' 끝났나…13년 만에 거론된 '채권입찰제'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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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동산+/⑩]'로또 청약' 끝났나…13년 만에 거론된 '채권입찰제'는 무엇? 

비즈니스플러스 2026-04-08 08:57: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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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은 토지나 건물처럼 움직여서 옮길 수 없는 재산을 말합니다. 사람의 거주지가 걸린 문제이니 만큼 개인 재산 중에서는 구매 밎 거래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가격도 어마어마합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규제와 세금이 가장 강력한 시장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비즈니스플러스는 최근 이슈 및 업계 동향에 대해 쉽게 풀어가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요즘 부동산에 대해 하나하나씩 알아가볼까요. [편집자주]

서울 강남권 '로또 청약' 열풍이 거세지면서 13년 전 사라졌던 '주택채권입찰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첨만 되면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두는 이른바 '로또 분양'의 폐해를 막고, 그 이익을 공공으로 환수해 주택 복지 재원으로 쓰겠다는 취지다. 여당을 중심으로 제도 도입이 급물살을 타면서 청약 시장은 물론 정비사업 업계 전반에 거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은 최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민영 아파트를 대상으로 채권입찰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채권입찰제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현저히 낮을 경우, 청약 당첨자에게 국채(국민주택채권)를 사게 해 시세차익의 일정 부분을 국가가 환수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1983년 처음 도입됐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1998년 폐지된 바 있다. 이후 2006년 판교신도시 분양 당시 '청약 광풍'이 불자 재도입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집값이 하락하며 실효성 논란이 일자 2013년 다시 폐지됐다. 이번에 법안이 통과된다면 13년 만의 부활이다.

안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핵심은 '당첨자의 불로소득 환수'다. 현재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는 분양가와 시세의 차이가 10억~20억원에 달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부 당첨자가 독점하는 과도한 시세차익을 공공이 환수해 국민주택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게 됐다.

이번 개정안은 과거 판교신도시 사례보다 환수 강도가 더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당시에는 분양가와 채권 매입 손실액의 합이 인근 시세의 90%가 되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이번안은 이를 '시세의 100%'까지 끌어올렸다. 사실상 당첨자가 누릴 수 있는 시세차익을 '제로(0)'에 가깝게 만들겠다는 의지다.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보면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변 시세가 30억원인 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20억원에 분양될 경우, 청약자는 차액인 10억원만큼 채권을 매입해야 한다. 채권의 할인율을 20%로 가정할 때, 당첨자가 채권을 산 뒤 즉시 매도하면 약 2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실질적인 분양가는 22억원으로 높아지는 셈이다.

최근 5년간 강남 3구 및 용산구에서 분양한 23개 단지에 이 제도를 적용했을 경우, 약 1조53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환수된 금액은 주택도시기금으로 편입되어 임대주택 건설 등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투입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채권입찰제가 도입될 경우 청약 시장의 지형도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우선 '로또 청약'을 노린 투기 수요 차단이 꼽힌다. 시세차익이 줄어들면 위장 전입, 통장 매매 등 부정 청약 유인이 사라지고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 측면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우려는 '자금 동원력'에 따른 양극화다. 채권 매입 부담이 커지면 결국 현금 동원력이 뛰어난 자산가들만 청약에 당첨되는 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주택 서민들이 가점을 쌓아 강남 진입을 노리던 사다리가 걷어차일 수 있다"며 "대출 규제가 강한 상황에서 채권 부담까지 더해지면 '현금 부자들의 리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청약통장의 매력 감소에 따른 가입자 이탈 가속화도 문제로 지목된다. '분양가는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공식이 깨지면 굳이 장기간 청약통장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채권입찰제 도입이 분양가 상한제 지역 확대로 이어지는 '나비효과'다.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에 국한된 분상제 지역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될 경우, 정비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어 공급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채권입찰제가 단기적으로 로또 청약을 막는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주체들의 사업 의지를 꺾을 수 있다"며 "특히 재건축·재개발 조합 입장에서는 일반분양가 통제에 이어 추가적인 규제로 인식되어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제도 도입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긍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미 여러 차례 "로또 분양이 주변 집값을 자극한다"며 문제의식을 드러낸 만큼, 국토교통부 역시 LH 개혁안 등과 연계해 제도 설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채권입찰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정교한 가이드라인이 필수적이다. 과거 판교 사례처럼 입주 시점에 집값이 하락해 '분양가+채권액'이 시세를 추월하는 '역전 현상'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또한 실거주 목적의 저소득층이나 신혼부부 등에게는 채권 매입 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등의 보완책도 거론된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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