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에선 도와 지역 의원이 설립근거를 마련한 국가연구시설임에도 불구하고 타 지역에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여당 소속 천안지역 국회의원 모두 별다른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모양새라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현재 국립치의학연구원(이하 연구원)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광역지자체는 충남을 포함해 4곳(충남·대구·부산·광주)이다. 이들 모두 치의학 연구 환경의 최적지라며 유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연구원은 치의학 관련 연구개발·기술진흥 등에 대한 계획·정책 수립 지원, 치의학 산업기술 발전 지원, 치의학 전문인력 교육·훈련 등의 역할을 맡는다. 이로 인한 지역 산업 생태계의 구심적 역할은 물론, 고용 창출 등의 기대효과도 뒤따른다.
정부를 향해 가장 먼저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실행에 나선 건 충남도다.
도는 2022년부터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보건의료기술진흥법' 개정을 논의해왔다. 이후 이정문(더불어민주당·천안시병) 의원이 2023년 5월에 발의한 개정안이 소위 과정을 거쳐 2024년 1월 23일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설립근거를 마련했다.
도는 대통령이 공약한 만큼, 연구원의 조속한 유치를 위해 타당성 조사 등 기초연구용역 실시와 부지확보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또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원, 원주 의료기기산업진흥원, 경기경제과학진흥원 등 타 지자체와 MOU 체결까지 완료하면서 속도를 올렸다.
그러나 연구원 유치에 대한 공약이행 논의는 전 정부 때부터 점차 미뤄지더니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공모전환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 때문에 법안이 마련되자마자 공모를 주장하는 타 지역에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역 내 여론이 지배적이다. 또 지역 국회의원이 대통령 공약사항이 공모로 바뀌었는 데도 전혀 반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천안에 거주하는 오 씨는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천안에 오는 것으로 확정인 줄 알았는데, 공모로 전환된다니 황당하다"며 "대통령이 공약사항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함께 논의하고 법안을 마련한 지역 국회의원들은 공모로 전환될 동안 뭐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과 먼 지역부터 두텁게 지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어 지역 내 불안감은 배가되고 있다. 또 전남광주행정통합에 대한 변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충남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이다.
도는 정부의 방침을 예의주시하면서 유치 정당성을 지속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천안 유치의 타당성에 대해 계속해서 주장하고 공약이행 촉구를 강조하고 있다"며 "정부가 공모로 진행한다면 6·3지방선거 이후에나 추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그전까지 계속해서 공약에 대해 언급할 예정"고 말했다.
한편 김태흠 지사는 지난해 11월 제9회 중앙지방협력회의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에 대해)공약한 것을 공모사업으로 전환하면 안된다"고 건의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어느 지역에 하겠다고 한 공약을 공모로 바꾸는 건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며 공감한 바 있다.
내포=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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