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금강일보DB. 주유소
충청권 휘발유값이 리터당 2000원 가까이 육박한 가운데 정부가 원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나프타는 4월 물량까지만 확보된 상태라 지역 산업계의 원료 수급 불안이 번지고 있다.
2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지 12일 만인 7일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리터당 1966.91원으로 최고가는 2498원에 달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 평균 1952.79원, 최고가 2199원이고 세종은 평균 1951원, 충남은 1968원, 충북은 1975원으로 집계됐다. 대전 주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어서 지금 가격도 아직 다 반영된 수준은 아니다. 리터당 2000원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란 호르무즈해협 대체 경로를 통해 4월분 원유 5000만 배럴, 5월분 6000만 배럴 등 1억 1000만 배럴을 확보한 상황이다. 공급라인은 미국·브라질·호주·콩고·가봉 등 17개국이다. 더불어 비축유 스와프(SWAP)도 운용 중이다. 이는 정유사가 해외 원유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정부가 비축유를 빌려준 뒤 추후 대체 물량이 국내에 들어오면 돌려받는 제도로, 국내 4개 정유사가 신청한 스와프 물량은 3000만 배럴 이상이다. 충남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월평균 원유 도입량은 8000만 배럴인데 4월 기준 약 60%, 5월도 70%에 그쳐 절대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대체 원유 상당수가 경질유라서 나프타 생산 비중이 낮아 석유화학 산업구조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 4월 나프타 수입물량은 약 77만 톤으로 전년 116만 톤 대비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만 국내 생산량 110만 톤을 합치면 평시 공급량 대비 80% 이상에서 최대 90% 가까이 공급 중이다. 충남의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4월 나프타 공급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물량이 빠듯하다”며 “내달 이후 수입이 줄어들 경우 생산과 납기 지연은 물론 공급 차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충청권은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전후방 산업이 밀집한 구조다. 즉 나프타 공급이 흔들릴 경우 플라스틱·자동차부품·전자소재 등 연관 제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석유화학단지 구조조정과 중동발 공급 불안이 맞물리며 ‘전략 충돌’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공급 과잉 해소에 초점을 맞춰 나프타분해시설(NCC) 축소가 추진됐지만 최근과 같은 원료 수급 불안 상황에선 그 방향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생겼다”며 “나프타처럼 핵심 원료는 단순 수익성 논리로 접근할 게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산업 안정성 관점에서 일정 수준의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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