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안양] 김진혁 기자= 비산체육공원에서만 펄펄 날던 박정훈이 올 시즌 ‘아워네이션’(FC안양 홈구장 별칭)에서 비상할까. 박정훈은 FC서울전 활약상으로 그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6라운드를 치른 안양이 서울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안양은 A매치 휴식기 전 당한 2연패를 끊어냈다. 올 시즌 1승 3무 2패로 8위를 기록 중이다.
박정훈은 ‘비산의 왕’이라고 불린다. 안양시 행정구역명인 비산동은 안양 선수단의 팀 훈련 장소인 비산체육공원의 소재지다. 박정훈의 별명이 ‘안양의 왕’이 아닌 이유는 팀 훈련 내지 연습경기 활약상에 비해 박정훈의 실전 활약이 다소 아쉬웠다는 점에 있었다. 안양 구단 유튜브 콘텐츠인 ‘피치캠’에서도 박정훈에게 “연습처럼만 하면 돼”라고 조언하는 선배 선수들의 모습이 종종 담기기도 했다.
그만큼 박정훈은 안양의 기대주다. 박정훈은 2023년 안양공고 졸업 후 안양의 우선 지명을 받은 뒤 중앙대에서 1년을 보냈다. 지난 2024년 1월 K리그2 소속이던 안양에 1군 콜업됐고 5라운드 안산그리너스전 프로 데뷔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박정훈은 181cm의 탄탄한 체격과 스피드, 기술을 겸비했는데도 실전에서는 가진 장점이 경기력으로 잘 발휘되지 않았다. 결국 박정훈은 지난 2시즌 간 리그 14경기 0골 0도움에 머물렀다.
하지만 프로 3년 차가 된 박정훈의 모습은 한껏 달라졌다. 명단에 들지 못하던 박정훈은 이날 구단 입장에서 중요한 서울전 벤치에 포함됐다. 출격을 기다리던 박정훈은 후반 24분 마침내 유병훈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동점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박정훈은 자신이 갖춘 장기들을 짧은 시간 동안 쏟아냈고 이날 더비의 ‘씬스틸러’가 됐다.
박정훈은 빠른 발과 기술로 서울 뒷공간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후반 29분 아일톤의 공간 패스로 역습이 전개됐다. 마테우스는 원터치 패스로 중앙으로 쇄도하던 박정훈에게 연결했다. 박정훈은 수비수와 경합 상황에서 대단한 집중력으로 공을 건드려 넘겼고 이를 마테우스가 강하게 슈팅했지만, 골문 위를 살짝 벗어났다.
마침내 터진 동점골 상황에서도 박정훈의 미끼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후반 33분 마테우스의 코너킥이 먼쪽 골대로 날아왔다. 이때 박정훈은 마치 자신이 타점이라고 주장하듯 굉장한 높이의 서전트 점프를 선보였는데 크로스는 박정훈을 지나쳐 배후에 자리한 아일톤에게 향해 동점골이 됐다. 박정훈의 ‘미끼성’ 플레이가 아일톤의 프리 상황을 연출하는 데 한몫했다.
이날 박정훈 활약의 백미는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추가시간 7분 아일톤이 건넨 패스를 받은 박정훈이 중앙에서 로스의 태클을 피한 뒤 돌파를 시도했다. 박스 오른쪽으로 접근한 박정훈은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는데 구성윤 골키퍼를 뚫었지만, 왼쪽 골대에 가로막혀 득점 무산됐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날 활약상만큼은 ‘비산의 왕’에서 벗어날 여지가 충분했다.
경기 종료 후 유 감독은 서울전에서 박정훈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후반전에 들어간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퍼포먼스를 내주면서 상대 수비를 힘들게 했다. 그 인원들을 잘 육성하는 것도 저희 목표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김정현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오늘도 경기를 처음 뛰는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우리 팀에는 뒤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월드컵 브레이크 전에 경기가 많은데 앞으로도 좋은 성적이 많이 나올 것 같다”라며 기대했다.
사진= FC안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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