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 규제 대전환… ‘성분·데이터’ 동시에 요구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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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 규제 대전환… ‘성분·데이터’ 동시에 요구하는 시대

스타트업엔 2026-04-06 15:22: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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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 시장의 규제 환경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 영양 기준부터 공급망 관리 방식까지 동시에 손질되면서, 단순한 품질 경쟁을 넘어 ‘성분’과 ‘데이터’를 함께 입증해야 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미국 식품의약국인 미국 식품의약국과 미국 농무부, 미국 보건복지부는 2026년 들어 식품 정책 전반을 재정비하고 있다. 핵심 축은 ‘식품 피라미드(Food Pyramid)’의 부활과 식품 공급망 추적성 강화다. 각각 영양 기준과 데이터 관리라는 두 축에서 기업의 대응 수준을 끌어올리는 정책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가 제시한 2025~2030 식이 지침은 한마디로 ‘덜 가공하고, 더 자연에 가깝게’로 요약된다.

새 가이드라인은 단백질 중심 식단, 전지 유제품 섭취, 자연 상태 식품 위주의 선택을 권장하는 반면, 첨가당·나트륨·인공첨가물이 많은 초가공식품(UPF)은 제한 대상으로 분류했다. 과일과 채소 섭취 확대, 통곡물 중심 식단 유지, 건강한 지방 섭취도 주요 권고 사항으로 포함됐다.

이 같은 방향은 ‘Real Food’ 트렌드 확산과 맞물려 식품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에는 저지방·저칼로리 중심의 마케팅이 유효했다면, 앞으로는 원재료의 질과 가공 수준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1992 푸드 피라미드(좌) 와 2025-2030 개정된 푸드 피라미드(우) (자료=realfood/gov, USDA)
1992 푸드 피라미드(좌) 와 2025-2030 개정된 푸드 피라미드(우) (자료=realfood/gov, USDA)

특히 FDA가 1994년 이후 유지해온 ‘Healthy’ 라벨 기준을 전면 개편하면서 변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새 기준은 첨가당, 포화지방, 나트륨에 대한 상한선을 명확히 제시하며, 2028년 2월까지 의무 적용이 예정돼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라벨 하나가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한다.

영양 기준과 함께 주목할 변화는 공급망 규제다. 미국의 식품안전현대화법(FSMA) 중 하나인 ‘FSMA 204 식품 추적성 규정’은 기존 규제와 결이 다르다.

이 규정은 식품 자체보다 ‘이력이 기록된 데이터’를 요구한다. 생산, 가공, 유통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공유해야 한다.

핵심 데이터는 ▲로트 코드 ▲위치 정보 ▲이벤트 발생 시점 ▲제품 상세 정보 ▲수량 등이다. 식품 사고 발생 시 오염 경로를 빠르게 추적하고 리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다.

적용 대상은 신선 농산물, 해산물, 일부 유제품 등 위험도가 높은 품목 중심이다. 김, 라면 같은 가공식품은 직접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원재료가 포함될 경우 간접 영향은 피하기 어렵다.

당초 2026년 시행 예정이었던 FSMA 204는 2028년 7월로 유예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규제 완화가 아닌 ‘정비 기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데이터 표준화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하려면 국제 표준 도입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으로 GS1과 같은 체계가 거론된다.

문제는 기업마다 사용하는 ERP·물류 시스템이 달라 데이터 호환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소 식품기업의 경우 디지털 전환 비용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유예 기간은 기업이 시스템을 정비할 시간을 벌어준 동시에, 규제 시행 시점에는 더 높은 수준의 준수를 요구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최근 미국의 식품 규제 흐름은 단순 인증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 영양 성분은 물론 공급망 데이터, 환경 요소까지 함께 요구하는 형태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해양포유류보호법(MMPA), 강화된 식품 라벨링 기준, 전면 영양 표시 도입 논의 등이 이어지고 있다. 규제 범위가 넓어지면서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 공략 전략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 번째 축은 ‘성분 경쟁력’이다. 첨가물 최소화, 저당·저나트륨, 자연 원료 기반 제품 개발이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두 번째는 ‘데이터 대응력’이다. 단순 수출을 넘어 공급망 전반을 관리하는 디지털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특히 신선식품이나 프리미엄 식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기업이라면 FSMA 204 대응 역량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제품만 좋은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그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동했는지까지 증명해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 시장은 규제 강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한쪽에서는 ‘건강한 식품’ 기준이 높아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투명한 공급망’이 요구된다.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진 셈이지만, 기준을 충족한 기업에는 오히려 경쟁 우위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건은 분명해졌다. 성분과 데이터, 두 축을 동시에 갖춘 기업만이 선택받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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