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거래 위축 영향에 감소폭 확대…시장 회복은 신뢰에 달려"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대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년 연속 감소하며 부동산 시장 위축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6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건설은행·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우정저축은행·교통은행 등 6대 국유 은행의 지난해 개인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총 24조4천800억위안(약 5천368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약 7천100억위안(약 155조6천8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중국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22년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년째 감소세다.
이 같은 감소에 대해서는 단순한 금리 요인보다 거래 위축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가 약화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도 식었고 2022년 말부터는 '조기 상환' 열풍까지 겹쳤다.
한때 일부 지역에서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조기 상환 열기는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대출을 서둘러 갚으려는 수요는 남아 있다.
충칭에서 주택을 구입한 한 직장인은 "과거에는 대출을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수익률이 낮아 대출 이자가 투자 수익을 웃돈다"며 "예금 만기가 돌아오면 대출을 먼저 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올해 들어 주택 거래가 늘어나며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과 광저우의 기존 주택 거래량은 각각 전월 대비 144.6%와 141.4% 증가했고, 상하이의 기존 주택 거래량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등이 신규 주택 시장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부동산 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위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 잔액 감소의 핵심 원인으로 시장 심리 위축과 거래 감소를 꼽는다.
시장조사 기관인 다이더량싱의 장샤오돤 부원장은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조기 상환 영향이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잔액 감소의 더 중요한 요인은 전체 시장 거래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이쥐부동산의 옌웨진 애널리스트도 "최근 집값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조기 상환은 줄어드는 추세"라며 "대출 잔액 감소는 주택 거래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회복에 대해서는 신중한 전망이 우세했다.
장샤오돤 부원장은 "일부 도시에서 거래량이 증가했지만 대다수 지역의 상황은 여전히 낙관하기 어렵다"며 "시장의 지속 회복 여부는 결국 거시경제 여건과 시장 신뢰 회복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광저우 중위안부동산의 황타오 애널리스트는 "내년 상황이 다소 나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과거처럼 급반등하는 'V자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부동산 시장의 구조가 변화한 만큼 급등이 아니라 바닥을 다지는 안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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