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심장-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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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심장-②

연합뉴스 2026-04-06 09:13: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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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본인 제공]

잠시 심장 순환에 대한 서양의 인식 변화에 대해 살펴보자. 유명한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우리 몸의 모든 장기는 구체적인 물리적·화학적 기능을 갖고 있으며 정신과는 별개라는 이원론을 주창했다. 그 후 영국의 존 로크와 데이비드 흄이 등장하여 환원론적 사고를 발전시켰다.

시계를 이해하려면 톱니바퀴부터 알아야 하는 것처럼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구성하는 세포를, 나아가 핵 속의 DNA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20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환원론의 기초다.

2000년 초반에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휴먼 게놈 프로젝트를 기억할 것이다. 게놈 지도가 완성되면 인체의 비밀이 모두 밝혀지고 모든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거라며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퍼부었다. 세계 각국의 미디어가 게놈 프로젝트에 환호했다. 그러나 정작 인간의 게놈 지도가 완성된 2003년에는 기자회견조차 없었다. 인간을 구성하는 부속품과 설계도가 알려졌지만, 그것과 질병이 어떻게 관련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만성 문명 질환인 고혈압이나 당뇨병, 암 등은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환원주의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환원주의에 대한 반성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아직도 환원주의적 사고가 주를 이루고 있다.

동양에서는 심장 순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동양의학은 대개 음양오행설을 기초로 하고 있다. 불, 땅, 금속, 물, 나무가 삼라만상을 이루는 기본 요소라는 생각이다. 우주 삼라만상이 오행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이론 아래 일주일을 구성하는 요일의 이름도 오행에서 따왔다.

동양에서는 오장육부를 다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중에서도 마음을 가진 심장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뇌의 기능을 전부 심장이 맡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 동양에서는 각 장기가 정신적인 기능이나 특수한 감정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심장은 기쁨과 연관되고, 간은 화를, 비장은 생각을, 폐는 우울을, 신장은 무서움을 담당한다고 여겨졌다. 여기에 따르면 심장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기쁨을 많이 느끼는 것이다. 많이 웃을수록 심장이 튼튼해진다고 본 것이다. 밑져야 본전이니 심장 건강을 위해 오늘부터 일부러라도 웃어보는 건 어떨까?

◇ 혈액순환의 원리와 심장의 구조

혈액은 심장→동맥→말초 미세순환계→정맥→심장의 방향으로 순환하는데 이를 통틀어 순환계라고 부른다. 순환의 기본은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호흡 기능을 완수하고, 모세혈관을 통해 모든 세포에 영양분을 전달하며, 대사 결과 만들어진 노폐물을 수거하여 배설 장기까지 운반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만 잘 해내면 순환계의 소임을 거의 완수했다고 볼 수 있다.

순환계의 구성을 보면 심장이 중심에 있고 혈관이 가지를 뻗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좌심실에 있던 혈액이 대동맥을 통해 나오면 맨 처음 갈라지는 가지가 관상동맥, 즉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다. 두 번째 가지는 경동맥을 통해 머리로 간다.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경동맥을 지난 이후부터는 혈관이 간, 소화기, 콩팥 등으로 향하게끔 나눠진다. 공평하게 신선한 동맥혈이 갈 수 있도록 혈관들 모두가 병렬로 연결돼 있다.

심장을 구성하는 세포는 무수하게 많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보면 심장은 마치 두 개의 세포로 이뤄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심방은 심방대로 심실은 심실대로 하나의 세포처럼 활동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의 심장은 4개의 방, 즉 우심방, 우심실, 좌심방, 좌심실로 나뉘어 있다. 4개의 방에는 각각 판막이 있어 혈액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되어 있다.

기본적인 혈액순환은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는 두 개의 판막에 의해 조절된다. 판막은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조절하는 밸브 역할을 한다.

예전에는 심장질환 하면 대부분 판막질환이었다. 판막에 문제가 생겨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면 심장의 압력이 높아지고 심장 근육에 무리가 가서 심부전이나 부정맥 등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의학이 발달해서 인공판막으로 손상된 판막을 갈아 끼울 수 있게 됐다. 대신 지금은 허혈성 심장질환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 두근두근 전기를 만드는 심장

심장을 구성하는 네 개의 방에는 전기회로나 신경과 같은 케이블이 깔려 있다. 정확히 신경이 아니라 심장근이 별도로 분화된 장치다. 전도계라는 것인데 이 통로를 통해 심장에서 맨 처음 발생한 전기신호가 심장의 다른 부분까지 전달되기 때문에 모든 심장근이 거의 동시에 움직일 수 있다.

심장에는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가 있는데 동방결절이 그것이다. 여기서 주기적으로 전기신호를 내보내고 이에 맞춰 나머지 심장근세포들이 동일한 리듬을 만드는 것이다. 심장에서 전기신호가 발생하면 곧 심장근의 수축이 이뤄지는데, 특정한 심장근세포가 동방결절의 리듬을 쫓아가지 못하면 부정맥이 일어난다.

19세기 말 심장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신체 표면에서 기록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게 바로 심전도다. 인체에서 발생하는 전기 현상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 이 심전도 신호다. 심전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서나 측정할 수 있다. 물론 심장만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고 뇌와 근육, 위장 같은 장기에서도 전기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 신호는 매우 미미해서 해당 장기와 가까운 곳에서만 기록된다.

심장의 기계적 수축은 비교적 간단한 운동이지만, 심장의 전기신호에 영향을 주는 인자들은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리고 이것들은 심장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영향 인자는 자율신경계다. 자율신경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는데 그중 부교감신경은 평화의 신경이자 음의 신경이고, 내일을 위한 신경이다. 심장 기능을 억제하는 것이 부교감신경의 주요 기능이다. 여기서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이 나오고, 수면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그 활동이 활발해진다.

반면 교감신경은 생존을 위한 신경이다.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양의 신경이다. 여기서는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노르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되면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 심장의 수축력도 커진다. 심장은 여러 가지 외부 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 흥분했을 때나 기쁠 때, 슬플 때도 심장박동수가 빨라진다. (3편에서 계속)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더 자세한 내용은 엄융의 교수의 저서 '건강 공부', '내몸 공부' 등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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