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성노 기자 | 인터넷은행 3사가 올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인터넷은행이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주 수익원인 여신 확대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의무 비중까지 높아지면서 건전성 문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가계대출 규제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와 함께 건전성 관리를 위한 리스크 관리 비용, 대손충당금 적립까지 고려하면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
▲ 금융당국, 가계대출 규제 강화·포용금융 범위 확대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수준, 주택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엄격한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총량관리 목표는 2025년도 실적(증가율 1.7%)보다 한층 강화해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약 4.9%)의 절반 이하 수준인 1.5%로 설정했다. 당국은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올해 목표 설정 시, 2025년도 목표 미준수 금융회사에 대해 엄격한 페널티를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에게 가계대출 총량 규제는 적지 않은 압박으로 다가온다. 기업과 가계대출 비중이 5:5 수준인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의 총 여신 가계대출 비중은 90%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은행별 가계대출 비중을 보면 카카오뱅크가 93.4%(총여신:46조9074억원·기업:3조548억원·가계:43조8526억원)로 가장 높았으며 △토스뱅크 90.9%(총여신:15조3506억원·기업:1조3976억원·가계:13조9530억원) △케이뱅크 87.4%(총여신:18조3787억원·기업:2조3107억원·가계:16조680억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규제 속에 중저신용자 대출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4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평균잔액의 30% 이상으로 설정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신규로 발생하는 대출(신규취급액)에도 30% 이상을 공급하도록 했다. 이어서 올해는 신규 취급액 기준을 기존의 30%에서 32%로 상향했으며 오는 2027년부터는 34%, 2028년에는 3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주 수익원인 가계대출이 정부의 총량 규제로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비중을 높여야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더욱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 Filer) 고객이 많은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중저신용자의 대출을 확대하면 연체율이나 부실채권 관리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총량규제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목표로 인해 가계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 인터넷은행 3사, 수익 포트폴리오 확대에 분주
이에 인터넷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글로벌·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비이자이익 확대 등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기업금융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보증·담보 전 영역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사장님통장 △종합소득세 돌려받기 △인공지능(AI) 세무상담 △맞춤 정책자금 받기 등의 소상공인 전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조3100억원으로 2024년(1조15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이 700억원에서 5600억원으로 급증하며 개인사업자 대출이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케이뱅크는 현재 가계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업대출로 확장해 2030년까지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SME)의 비중을 5대 5로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출심사모형(CSS)을 고도화하고 SME 전용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업계 최초로 출시한 비대면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을 적극 활용해 건전성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계획이다.
최우형 행장은 "중소법인 시장으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기업대출 역시 개인사업자 대출과 마찬가지로 신용·보증·담보대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다"면서, "우선 보증·담보대출을 내놓은 이후 신용대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플랫폼 비즈니스와 디지털 자산 시장도 강화할 계획이다. 주식·채권은 물론 가상자산이나 금과 같은 대체투자까지 아우르는 상품군을 구축하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기업과의 제휴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태국·아랍에미리트(UAE)와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결제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을 추진해 국경 간 자금 이동을 지원하는 디지털 금융 허브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 진출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첫 투자처인 인도네시아의 디지털은행 '슈퍼뱅크(Superbank)'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이에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슈퍼뱅크 지분이 '관계기업 투자 주식'에서 '금융자산'으로 변경되면서 993억원의 평가이익를 거두게 됐다. 이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에 반영될 예정이다.
또 다른 글로벌 진출국인 태국에서는 '가상은행(Virtual Bank)' 설립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3년 6월, 태국 주요 금융지주사인 SCBX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태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카카오뱅크와 SCBX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를 획득했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SCBX와 가상은행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하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합작법인의 지분 10%를 우선 취득했으며 향후 24.5%까지 지분을 늘릴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가상은행의 상품·서비스 기획과 모바일 앱 같은 IT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공식 론칭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는 결제와 캐피탈 부문을 중심으로 한 M&A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성장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비은행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결제와 캐피털 부문을 우선 타깃으로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캐피탈사는 인터넷은행이 진출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며, 현재는 금리 상승기를 거치며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향후 활황기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을 고려하면 재무적 기여도가 높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 후발주자 토뱅, AI·IT 기술 통해 신뢰 높이고 금융 경험 지속적 혁신
후발 주자인 토스뱅크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주담대는 신용대출보다 위험성이 낮지만 대출 규모가 커, 은행의 입장에선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이자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포트폴리오다. 때문에 주담대는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은행의 핵심 수익원으로 꼽힌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주담대는 고객의 생애주기와 맞닿아 있는 장기 상품인 만큼 완성도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고 있으며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주담대를 통한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 구조를 넘어 목돈굴리기·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함께대출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목돈굴리기는 다양한 제휴 상품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토스뱅크는 이 상품을 송금이나 결제와 같은 생활금융 영역으로의 확장할 계획이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2025년은 시장 상황과 규제 환경에 발맞추어 여신 포트폴리오를 내실 있게 재편하고, 이익 흐름의 안정성을 확인한 한 해였다”면서 "올해는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주담대, 펀드 판매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다양하게 선보이는 한편, 인공지능(AI)과 최신 IT 기술을 통해 은행의 신뢰와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고 고객의 금융 경험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의 대출자산 대부분이 가계대출로 구성돼 가계대출 제한은 전체 성장 여력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며, "높은 자산 성장을 지향하는 인터넷은행의 입장에서 가계대출 총량 규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대출 확대와 수수료 수익과 같은 비이자이익 증대, 스테이블코인 등 신규 시장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 여부가 성장의 핵심 관건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인터넷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으로 인터넷은행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어려움이 없진 않겠지만 개인사업자와 비이자 부문 포트폴리오 다변화·다각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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