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토큰증권(STO)은 제도권 진입의 문턱을 넘기 위한 법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부동산·채권·주식 등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분할 발행·유통하는 시장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수백조원 규모의 잠재 시장이 거론되자 여의도는 서둘러 전열을 가다듬었다. 컨소시엄과 협의체가 잇달아 꾸려졌고 국내 금융사가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를 활용해 발행한 첫 디지털 채권도 나왔다. 본지는 이 새판의 주역으로 부상한 미래에셋·SK·LS·KB·NH투자 등 5개 증권사를 조명한다. <편집자주>편집자주>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토큰증권(STO) 제도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LS증권이 그룹 계열사의 제조 기반 자산을 활용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미술품이나 음원 IP, 소형 부동산 등 외부 자산 발굴에 집중해온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LS증권은 그룹의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LS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원자재 자산으로 향한다. 구리와 희토류 같은 실물자산이 향후 유력한 토큰증권 기초자산군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다만 LS증권은 현재로선 구체적인 상품 구조나 추진 일정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 2023년부터 준비...혁신금융 승인, 사업 기반 다져
LS증권은 2023년 금융위원회의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관련 조직을 꾸리고 사업 모델 검토에 착수했다. 단순히 제도 변화 추이를 지켜보는 데 머무르기보다 실제 사업화가 가능한 구조를 미리 점검해왔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준비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도 이어졌다. LS증권은 한국ST거래와 함께 추진한 ‘소상공인(백년가게) 투자계약증권 장외거래 플랫폼’으로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이 서비스는 백년가게 소상공인의 공동사업 매출을 기초로 한 계약상 권리를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발행하고, 이를 장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LS증권 관계자는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가 진전을 보이면서 토큰증권 시장의 제도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시장 변화에 맞춰 인프라와 상품 파이프라인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 전담 조직 신설...생태계 협업도 확대
사업 준비와 함께 조직 정비도 이뤄졌다. LS증권은 올해 STO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해 기존 태스크포스(TFT) 체제에서 정규 조직 체제로 전환했다. 관련 사업을 일회성 검토가 아니라 중장기 과제로 다루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외부 협업도 병행하고 있다. LS증권은 지난해 3월 블록체인글로벌과 토큰증권 분산원장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프로젝트 펄스(PULSE)’에 합류했다. 프로젝트 펄스는 토큰증권 발행·유통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협업 체계로, 증권사와 법무법인, 핀테크 기업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현민 LS증권 글로벌상품영업팀장은 “프로젝트 펄스 참여를 통해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데이터 무결성을 검증하는 밸리데이터 노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STO 표준화 논의와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차별점은 제조 기반...원자재 자산 활용 가능성에 관심
LS증권의 차별점으로 꼽히는 지점은 LS그룹의 제조 기반이다. 외부 자산을 발굴해 유동화하는 일반적인 접근과 달리 그룹 계열사의 제조 역량을 토대로 기초자산의 소싱부터 보관, 품질 관리까지 연계할 수 있는 구조를 검토할 수 있어서다. 제조업과 금융업의 접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주목받는 자산은 구리와 희토류다. 구리는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의 핵심 소재로 희토류는 전기차와 로봇 산업의 주요 원재료로 꼽힌다. 산업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제조업 기반 실물자산이 토큰증권 시장의 새로운 기초자산군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LS전선은 최근 정관상 사업 목적에 ‘토큰 발행 및 토큰증권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원자재 자산의 금융화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LS증권은 계열사의 사업 구상과 증권사의 실제 사업 추진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LS증권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성 자산의 금융화 가능성 등 현재 시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향후 STO 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확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S증권이 향후 원자재를 비롯한 실물자산(RWA), 공급망 관련 자산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실제 사업화까지는 제도 정비, 상품 구조 설계, 투자자 보호 장치, 유통 인프라 구축 등 과제가 남아 있다. LS증권도 당장 구체적인 발행 계획을 내놓기보다는 제도와 시장 환경을 지켜보며 사업 기회를 선별하는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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