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송영두 기자] 인공지능(AI)이 일상의 모든 질문에 답을 내놓는 시대, 역설적으로 인간의 사고력을 상징하는 ‘독서’는 벼랑 끝에 몰렸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는 대한민국 지성사에 유례없는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 성인 독서율 38.5% ‘역대 최저’… 60대 이상은 14.4% 불과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 이상은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종합독서율은 38.5%로, 1994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2023년 대비 7.5%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로, 국민 1인당 연간 독서량 또한 3.9권에서 2.4권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의 독서율은 14.4%에 그쳐 세대 간 ‘정보 및 문화 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 "시간 없고 유튜브가 더 재밌어서"… 사라진 여유와 집중력
독서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시간 부족’이었다. 성인과 학생 모두 일과 공부로 인해 책을 펼칠 여유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 콘텐츠 이용 등 ‘책 이외의 매체 활용’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토머스 제퍼슨이 “책 없이는 살 수 없다”고 고백하고, 백곡 김득신이 한 권의 책을 11만 번 넘게 읽으며 지혜를 닦던 모습은 이제 박물관 속 이야기가 된 셈이다.
■ 20대의 반전, ‘힙한 독서’가 가져온 0.8%포인트의 희망
침체된 독서 시장에서 유일하게 반등한 세대는 20대였다. 20대 독서율은 75.3%를 기록하며 2023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문체부는 이를 도서전 방문, 야외 독서, 필사와 교환 독서 유행 등 청년층 사이에서 독서가 하나의 ‘멋(Hip)’으로 자리 잡은 결과로 분석했다. 종이책 소비는 줄고 있지만, 전자책(학생 49.1%)과 오디오북의 꾸준한 성장세 또한 매체 변화에 따른 새로운 독서 양상을 보여준다.
■ AI 시대, 왜 다시 ‘책’인가… ‘사고의 외주화’를 경계하라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의 사고를 대신하는 ‘사고의 외주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스스로 질문하고 사유하는 능력을 AI에게 맡겨버릴 경우, 문해력 저하는 물론 창의적 상상력마저 고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정보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과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책은 AI 시대에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핵심 자산”이라며, 올해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을 통해 국민 독서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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