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닦을 때 옷에 쓱 문지르거나 휴지로 쓱 닦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데 20년 경력의 안경사들은 절대 하지 않는 행동이기도 하다. 안경원에서 닦아주면 집에서 닦을 때보다 유독 더 깨끗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튜브 채널 '안경쟁이'를 운영 중인 안경사도 잘못된 세척 습관이 렌즈를 조금씩 망가뜨린다고 지적한다. 모르고 반복하면 렌즈 수명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잘못된 안경 관리 습관 5가지를 알아본다.
1. 물로 헹구지 않고 바로 닦는다
렌즈 표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먼지 입자가 항상 붙어 있다. 이 상태에서 클리너나 옷으로 바로 닦으면 먼지가 제거되는 게 아니라 렌즈 위를 긁으며 쓸려 다닌다. 렌즈 스크래치의 상당수가 이 습관에서 비롯된다.
닦기 전에 흐르는 미지근한 물에 렌즈를 10초 정도 흘려보내는 것만으로 먼지를 1차로 제거할 수 있다. 세면대 앞에 서서 물을 틀고 렌즈 앞뒤로 고루 흘려주면 충분하다. 이 단계 하나만 지켜도 렌즈 수명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닦는 행위 자체보다 닦기 전 헹굼이 렌즈를 지키는 데 훨씬 중요하다는 걸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른다.
2. 뜨거운 물로 세척한다
따뜻한 물이 더 잘 닦인다고 생각해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안경에는 절대 금물이다.
안경 렌즈는 렌즈 본체와 그 위를 감싸는 코팅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두 소재가 열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 뜨거운 물로 세척하면 소재마다 팽창하고 수축하는 정도에 차이가 생기고,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코팅층이 렌즈 본체에서 들뜨거나 벗겨진다. 안경테와 렌즈 사이의 열팽창 차이도 누적되면 미세한 크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이유로 사우나나 찜질방에 안경을 착용하고 들어가는 것도 위험하다. 고온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코팅 손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주 쓰는 안경 대신 낡은 여분 안경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세척할 때는 미지근한 물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3. 기름기를 물로만 닦으려 한다
눈썹이 닿거나 지문이 남거나, 고기를 굽는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렌즈에 기름 성분이 쌓인다. 기름은 물로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렌즈 위에서 더 넓게 번진다.
이때 써야 하는 것이 일반 주방용 중성세제다. 손에 소량을 짜서 거품을 낸 뒤 렌즈를 아주 살살 문지르면 기름기가 깔끔하게 제거된다. 코 받침이나 안경 다리 안쪽처럼 얼굴에 직접 닿는 부분도 같은 방식으로 닦아 준다. 세제를 바로 렌즈에 짜는 게 아니라 손바닥에 먼저 거품을 낸 뒤 렌즈에 옮기는 것이 포인트다. 안경원 초음파 세척기에도 특별한 전용 세제가 아닌 일반 주방용 세제를 주로 사용한다. 알코올 성분이 든 클리너나 주방세제 외의 세제는 코팅층을 손상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4. 휴지·수건·옷으로 렌즈를 닦는다
외출 중 렌즈가 뿌옇게 되면 반사적으로 옷자락이나 휴지로 닦게 된다. 단 한 번이 문제가 아니라 이 습관이 수백 번 쌓이면서 렌즈 코팅에 미세한 흠집이 만들어진다. 일반 섬유 소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물질을 함께 문지르기 때문이다. 부드러워 보이는 면 소재도 렌즈 코팅 앞에서는 사포와 다를 게 없다.
안경 렌즈 전용 클리너는 극세사 소재로 제작돼 이물질을 흡착하면서도 렌즈 표면에 가해지는 마찰을 최소화한다. 안경을 구입할 때 함께 제공되는 클리너를 가방에 항상 넣어두는 것만으로 렌즈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다. 클리너 자체도 주기적으로 세탁해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먼지와 기름이 쌓인 클리너로 닦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세탁할 때는 섬유유연제 없이 중성세제로만 헹궈 주는 것이 좋다.
5. 세척 후 물기를 세게 털어낸다
세척을 마친 뒤 손목을 강하게 흔들어 물기를 털어내는 행동은 특정 안경에 치명적이다. 무테 안경은 렌즈가 나사나 낚싯줄로 고정된 구조라 물기를 털어내는 충격에도 렌즈가 흔들리거나 최악의 경우 깨질 수 있다. 반무테 안경도 마찬가지다. 렌즈를 고정하는 구조가 약한 만큼 물리적인 충격에 취약하다.
세척 후 물기를 제거할 때는 가볍게 털어내는 정도로 충분하다. 이후 전용 클리너로 남은 물기를 살살 흡수시켜 마무리한다. 렌즈 구석이나 안경테 안쪽에 남은 물기는 클리너 모서리를 부드럽게 눌러 닦으면 깔끔하게 마른다. 물기가 남은 채로 그냥 쓰는 것도 좋지 않다. 물 속 미네랄 성분이 렌즈 표면에 남아 얼룩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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