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가운데, 정작 자사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인수 명분으로 제시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주장과 실제 기업 평가 간 괴리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 데이터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전일 기준 영풍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9배로 집계됐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805개 가운데 75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반면 인수 대상인 고려아연의 PBR은 3.67배로 약 13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격차를 두고 인수 주체의 설득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영풍의 실적 흐름을 살펴보면 별도 기준으로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본업 경쟁력 약화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영업적자의 배경으로는 환경 관련 규제 위반 이력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총 41차례 제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ESG 측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영풍은 주식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고 있으나, 현금배당 규모는 오히려 축소됐다. 주당 배당금은 2024년 50원에서 2025년 5원으로 크게 줄어들며 주주 친화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특히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올해 3월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임원 36명 중 자사주를 보유한 인원은 강성두 사장 1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35명은 단 한 주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호 대표이사와 권홍운 CFO 역시 자사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영진이 기업 가치 제고에 대한 확신을 스스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낮은 기업가치와 책임경영 논란 부각돼
일반적으로 상장사의 경영진은 주가가 부진할 경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풍은 이러한 흐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저PBR 기업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한 상황에서 영풍의 사례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주주환원 정책 발표만으로는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고 실제 행동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주주환원 확대 방안이 제시됐음에도 주가 반응이 제한적인 것은 신뢰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보다 적극적인 책임경영 행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배당 정책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당기순이익의 일정 수준을 환원하고 배당성향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영풍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6924주를 추가 취득해 총 90만5579주(지분율 5.01%)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변동은 장내 매매를 통해 이뤄졌으며 단순 투자 목적의 지분 확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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