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기술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보안 체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 연구진이 제시한 ‘2029년 위험 시점’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최근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연산 능력을 기반으로 암호 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 비트코인은 현재 공개키 암호 방식에 의존해 거래의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양자컴퓨터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공개된 정보를 통해 개인키를 역산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해진다.
문제는 이 과정이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현실적인 시간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거래가 네트워크에 전파된 이후 다음 블록이 생성되기까지 약 10분의 시간 동안 공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전체의 30% 노출 가능성…670만 비트코인 리스크 현실
이른바 ‘9분 공격 창’으로 불리는 이 시나리오에서는 공격자가 거래를 가로채 자산을 탈취할 수 있는 확률이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 매체 Forbes는 현재까지 채굴된 비트코인 중 약 30% 이상이 이러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량으로 환산하면 약 670만 개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자산이 실제 공격에 노출될 경우 시장에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나리오가 곧바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양자컴퓨터가 실질적인 위협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고 대규모의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대응을 늦출 수 없다는 데에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선제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의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인 Coinbase는 양자 내성 암호 기술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며 대응 전략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전반에서도 기존 주소 체계를 보다 안전한 구조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시장 반응은 비교적 신중하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거시경제 변수와 지정학적 이슈의 영향을 더 크게 받으며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자컴퓨터 위협 역시 단기적인 충격 요인이라기보다는 중장기 리스크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결국 핵심은 시간 싸움이라는 평가다. 기술 발전이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대응이 늦은 투자자나 지갑 구조가 취약한 보유자부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업계가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이번 논란은 오히려 암호화폐 보안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가 곧바로 비트코인을 무너뜨린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위험이 현실화되기 전에 대비하지 않으면 시장 충격은 훨씬 커질 수 있다”며 “지금은 공포보다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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