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1천만원 시대···기술 혁신인가, 가격 설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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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의자 1천만원 시대···기술 혁신인가, 가격 설계인가

이뉴스투데이 2026-04-04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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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렌드, CES 2026 참가.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안마의자 업계의 ‘1000만원’ 벽이 허물어졌다. 고령화 수요를 겨냥한 헬스케어 전략 속에서 휴식 가전을 넘어 ‘로봇’과 ‘의료기기’를 표방하며 제품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기술 고도화의 결과인지, 아니면 수익성 압박 속에서 강화된 프리미엄 전략인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실질적 기능 효용과 제품 가격에 상응하는 품질·효과에 대한 업계의 증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안마의자가 온열 기능, 맞춤형 프로그램, 사용자 데이터 기반 추천, 로보틱스 요소 등을 결합하며 고급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프리미엄 모델은 1000만원을 웃도는 가격대에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업체들은 이를 건강관리 기능 확장의 연장선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추가된 기능이 가격 상승 폭을 어느 정도까지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적에서도 일부 감지된다.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9.1% 줄어들은 것으로 집계됐다. 바디프랜드 측은 환율 상승과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판관비 축소에도 불구하고 이익 감소 폭이 컸다는 점에서 수익 구조 변화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원가 부담과 경쟁 심화로 기존 가격 구조에서의 수익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1000만원대 이상의 초고가 제품이 실제 판매 확대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가격 기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고 보기도 한다. 고가 제품을 통해 시장 내 가격대를 인식시키고, 이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 제품으로 구매가 이어지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판매는 300만원대 제품군에서 이뤄지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고가 제품 확대가 수익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판매량 증가보다 대당 단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을 보완하는 전략이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익 감소 폭이 확대된 상황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 구조를 방어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다만 가격 형성 구조는 단일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바디프랜드가 700만원대 의료기기 모델을 함께 판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동일한 인증 체계 안에서도 제품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격은 의료기기 여부뿐 아니라 제품 포지셔닝, 기능 구성, 브랜드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제품 기능 측면에서는 가격과 체감 효용 간 관계가 주요 쟁점으로 언급된다. 최근 고가 제품은 AI 기반 맞춤형 기능을 강조하고 있으나, 개인화 추천 수준의 기능이 실제 마사지 성능 차이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주, 별자리, 성향 등을 반영한 테마형 기능 역시 건강관리 기능과의 직접적 연관성보다는 제품 설명 요소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1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찾은 한 방문객이 바디프랜드 부스에 진열된 안마의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1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찾은 한 방문객이 바디프랜드 부스에 진열된 안마의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생산 구조 역시 가격 논의와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코지마를 비롯해 제스파, 브람스 등 중저가 브랜드와 일부 생산 기반이 겹치는 ODM 구조를 주목한다. 동일한 생산 기반이 곧 동일한 품질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체감 성능 대비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경우 가격 형성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세라젬과의 비교에서는 접근 방식의 차이가 드러난다. 세라젬은 의료기기로 사업을 시작해 이를 기반으로 안마의자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온 반면,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를 중심으로 성장한 이후 의료기기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온 구조다.

양사의 상반된 방향성은 제품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라젬이 의료기기 인증과 임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효과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반면 바디프랜드는 AI와 로봇, 라이프스타일 요소를 결합해 제품 가치를 확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또한 안마의자 기술 자체가 의료기기로 전환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의료기기로 분류될 경우 광고 표현과 체험 방식에 제약이 발생하는 점도 전략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언급된다. 이 때문에 일부 제품은 의료기기 인증 대신 다른 방식의 포지셔닝을 택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안마의자 기술이 의료기기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기기로 분류될 경우 광고나 체험에 제약이 많다”며 “이 때문에 일부 제품은 의료기기 외 개념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장 접근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바디프랜드의 의료기기 확대를 두고는 시장 경쟁 구도 변화와 맞물린 해석도 나온다. 안마의자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을 넘어 의료기기 영역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유통·마케팅 측면에서는 최근 고가 전략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고가 제품은 확실한 과학적 근거나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데 의료기기도 아닌 제품을 그 가격대에 판매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고가 제품은 실제 필요성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현재 방식은 타깃 설정이나 시장 분석이 충분했는지 의문이 남는다”고 짚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는 가격을 낮추고 대중화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프리미엄 중심 전략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안마의자 시장 자체가 과거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구조가 아니고, 중고 시장 물량도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가 제품 중심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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