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사치’...미혼남녀 10명 중 3명 “애인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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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사치’...미혼남녀 10명 중 3명 “애인 필요 없다”

투데이신문 2026-04-03 17:55: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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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br>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청년층 사이에서 연애를 하지 않는 ‘비연애’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연애가 삶의 필수 요소로 여겨졌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개인의 삶과 경제적 현실을 고려해 연애를 선택하지 않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3일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PMI)가 지난해 2월 전국 만 20~49세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7%가 현재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연령대별 ‘연애 중’ 비율로는 20대 61.1%, 30대 72.6%, 40대 81.5%로 나타나 나이가 많을수록 연애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연애에 대한 관심이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이 3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애할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35.6%), ‘데이트 비용 및 결혼 등 경제적 부담을 피하고 싶다’(16.5%)가 뒤를 이었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51.2%가 연애에 관심이 없다고 답해 남성(23.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2022년 ‘청년의 연애와 결혼 그리고 성 인식 조사’에 따르면 청년의 65.5%가 현재 연애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70%는 자발적으로 비연애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도 여성의 자발적 비연애 비율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애를 기피하는 배경에는 가치관 변화와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인의 시간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삶의 방식이 확산되면서 시간·비용·감정 소모가 큰 연애보다 취미나 자기계발 등 개인 활동을 우선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어지는 경기 불황에 경제적 부담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트렌드모니터의 2022년 ‘연애관 및 데이트 관련 인식 조사’에서는 ‘연애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응답이 88.4%, ‘경제적 여건이 안 되면 연애를 포기할 것 같다’는 응답이 47.9%로 집계됐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br>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이 같은 흐름과 관련해 청년 당사자들의 문제의식을 담은 토론 발언도 나왔다. 2022년 제1차 저출산인식조사 토론회에서 한국외대 손원재 법학전문대학원생은 “결혼과 출산을 나이와 상관없이 고민하기에는 먼 이야기라고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인구문제를 이유로 비혼과 비출산을 걱정하는 이들이 연애를 결혼과 출산으로 연결하고 하고 싶다는 욕심을 가진다. 이 욕심이 오히려 결혼으로 나아갈 시작점에 있는 연애를 막는 걸림돌이 된다”고 설명했다.

즉 결혼과 출산을 강조하는 사회적 압박이 오히려 연애 자체를 부담스럽게 만들고 그 결과 관계 형성의 출발선에 서보기도 전에 청년들이 한 발 물러서게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청년들 사이에서는 연애를 시작하는 순간 결혼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부담이 커져 관계 맺기 자체를 망설이게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특히 여성 청년층에서 비연애와 비혼이 보다 적극적인 선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숭실대 방수진 일반대학원생은 토론회에서 “여성청년에게 연애와 결혼은 점차 손해로 인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성청년들은 연애나 결혼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비연애·비혼을 ‘선택’한 것”이라며 “연애를 해야 할 혹은 해도 좋을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발표자는 “과거 연애와 결혼이 자연스러운 상태였다면 이제는 비연애·비혼이 자연스러운 상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커리어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불안, 관계 속에서 존중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상대에 대한 불신과 안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특히 여성 청년층에서 연애와 결혼을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주거 환경 변화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린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월세 거주 비율은 2018년 47.2%에서 2023년 49.6%로 증가했다. 같은 조사에서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청년층의 경제적 부담과 독립 생활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연애를 개인의 선택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연애 현상이 하나의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동시에 결혼과 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애와 관계 형성 단계부터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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