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HITE SNOW 앙팡 리쉬 데프리메의 쇼장에 들어서자 마치 영화 <나니아 연대기> 속 옷장을 연 듯 하얀 눈이 쌓인 설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3월의 설원 앞에서 마주한 이는 새하얀 헤어로 등장한 태양. 존재감 강한 주얼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낸 그의 아우라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러면서도 현장에 있던 많은 에디터들이 그의 스윗한 미소와 젠틀한 매너에 반했다는 후문이 들려왔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2 SYMPHONY OF BIRDS 형형색색의 새들이 자유롭게 날갯짓하는 듯하던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쇼. 부드럽게 춤추는 실크 스커트와 테크니컬 재킷의 대비가 이루는 절묘한 조화란! 로라와 디애나 패닝 자매가 이끄는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여성복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3 LIGHT AND SHADOW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린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의 발렌시아가 컬렉션.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의 웅장한 사운드트랙이 흐르는 베뉴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번 컬렉션은 빛과 어둠의 대비에서 발견한 서사를 담았다. 어둠 속에서도 은은하게 빛나는 리벳 장식이 수놓인 브라운 레더 재킷을 입은 주연은 발렌시아가의 밤을 환하게 밝히는 듯했다. 지난해 발렌시아가와 주연이 함께했던 <마리끌레르> 스페셜 에디션을 들고 온 소녀팬을 발견한 순간, 괜히 마음이 뿌듯해지며 미소가 번졌다.
4 THE ROARING LOUVRE 대망의 루이 비통 쇼가 펼쳐지는 루브르박물관 앞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리고 그들의 뜨거운 함성은 모두 한곳으로 향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필릭스. 한 손에 스콰이어 이스트 웨스트 백을 들고, 다른 손으로 팬들을 향해 손 키스를 날리며 등장한 그의 모습을 놓칠 수 없어 무거운 부츠를 신은 채 총알같이 뛰어갔다.
5 I NEED MORE BAGS 파리 패션위크 기간 동안 하루에 한 번은 꼭 들른 현대미술 센터, 팔레 드 도쿄. 김해김, 릭 오웬스, 이자벨 마랑 등 다채로운 브랜드의 쇼 베뉴가 되었던 바로 그곳. 바쁜 스케줄에 체력은 방전됐지만, 그렇다고 솟구치는 소비욕까지 잠재울 수는 없었다. 각국의 미술관과 전시장을 전전하며 에코백을 모아온 나는 결국 강렬한 레드 컬러의 뉴 백을 어깨에 걸치고 문을 나섰다.
6 FOREVER MY MENTOR 준야 와타나베는 삼각자부터 헤어피스, 헬멧 실드, 인형, 포크까지 패션과 거리가 먼 요소를 한데 모아 하나의 기어(GEAR)에 가까운 드레스를 완성했다. 정형적인 틀에 구애받지 않고 실험적 디자인을 선보이는 준야 와타나베답게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드레스를 현실로 구현해낸 순간이었다. 늘 동경해왔듯이 그의 무한한 상상력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