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특허의약품과 원료에 대해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공식화했다. 다만 한국 등 일부 무역합의국에는 15%의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면서, 글로벌 제약 공급망 재편 압력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약품 관세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4월 조사 착수 이후 약 1년 만에 구체화됐다. 관세는 대기업은 120일, 중소기업은 180일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발효될 예정이다.
핵심은 차등 적용 구조다. 특허의약품과 원료에는 기본적으로 100% 관세가 부과되지만, 유럽연합(EU)·일본·한국·스위스·리히텐슈타인 등 무역합의국에는 15% 수준으로 낮춰 적용된다. 영국 역시 별도 합의에 따라 추가 완화된 관세율이 적용될 전망이다.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병행된다. 미국 정부와 최혜국 대우 가격 협정과 온쇼어링(미국 내 생산) 협정을 모두 체결한 기업에는 2029년 1월 20일까지 무관세 혜택이 부여된다. 반면 온쇼어링 협정만 체결한 기업에는 20% 관세가 적용된다.
일반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관련 원료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으며 1년 뒤 재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희귀의약품과 동물용 의약품 등 일부 특수 품목 역시 공중보건 목적이나 무역합의국 공급일 경우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 관세 인상이 아니라 글로벌 제약 생산기지 재편을 겨냥한 정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고율 관세를 통해 해외 생산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내 의약품 제조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허의약품 중심의 규제 설계는 고부가가치 신약 시장을 겨냥한 조치로 평가된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는 일단 15% 관세 적용으로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경우 향후 온쇼어링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어 중장기적으로 생산 전략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