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역적자가 2월 들어 확대됐지만, 전체 규모는 여전히 최근 2년 평균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흐름과 교역 구조가 동시에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구조적 불균형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2일(현지시간) 2월 무역적자가 573억 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4.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겉으로 보면 적자 확대지만, 연간 흐름과 비교하면 상황은 다르다. 2025년 월평균 무역적자가 760억 달러, 2024년이 752억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치는 약 75% 수준에 불과하다. 단순 증가만 보고 해석하기에는 왜곡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이번 적자는 교역량이 늘어난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2월 수출은 3148억 달러로 2025년 월평균보다 약 300억 달러 많았고, 수입 역시 3721억 달러로 평균 대비 약 100억 달러 증가했다. 즉, 무역적자는 줄었지만 절대적인 교역 규모는 오히려 확대된 것이다. 이는 수요 회복 신호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수입 의존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문별로 보면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상품 부문에서는 846억 달러 적자가 발생한 반면, 서비스 부문에서는 272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 적자가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기존 패턴이 유지된 셈이다. 다만 상품 적자는 지난해 월평균(1034억 달러) 대비 약 80%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서비스 흑자는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전체 무역적자 축소는 상품 적자 감소 영향이 컸다.
국가별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적자 집중 현상이 계속됐다. 대만이 211억 달러로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고, 멕시코(168억 달러), 베트남(165억 달러), 중국(131억 달러), 한국(76억 달러), 일본(47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공급망 다변화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및 인접 생산기지 중심의 적자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은 모습이다.
반면 흑자를 기록한 국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스위스(78억 달러), 네덜란드(68억 달러), 홍콩(66억 달러), 영국(56억 달러) 등이 주요 흑자국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국가와의 흑자는 전체 무역적자를 상쇄하기에는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결과적으로 2월 무역수지는 ‘적자 확대’라는 표면적인 흐름과 달리, 실제로는 교역 증가 속에서 적자 압력이 완화된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상품 중심의 구조적 적자, 특정 국가 의존도, 수입 증가 흐름 등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단기 지표 개선만으로 추세 전환을 판단하기에는 위험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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