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환 방북 37주년 토론회서 당국자 밝혀…"北, 평화적 두국가 선택하게 해야"
美전문가 "한국, 비핵화 명시없이 北과 대화 나서게 트럼프 설득해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양수연 기자 = 통일부는 미중 정상이 다음 달로 예고된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공존을 공동의 목표로 확인하고 이를 위한 협력의지를 밝힌다면 국제적 접근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2일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사단법인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등이 주최한 국제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실장은 "적대와 대결, 단절을 통해서는 안정적인 공존뿐만 아니라 단절된 안정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북한이) 평화적 두 국가를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이미 평화공존을 선택했다는 것을 북한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제도와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 무시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미중 등이 참여하는 다자 틀을 통해 한반도 평화공존으로 나아가는 방식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프랭크 엄 미국 스팀슨센터 비상임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는 우선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것이고, 공개적 언급도 없을 수 있다고 봤다.
엄 연구원은 또 '평화공존'이라는 표현이 과거 냉전시기 중국과 소련이 사용했던 것이라며, "미국에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는 표현이라서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엄 연구원은 이날 발표에서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해 한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미국을 설득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관계 개선의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외교를 재개하려면 비핵화는 장기 목표로 설정하고 이것이 쟁점화하는 것을 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외교의 '페이스메이커'가 되고자 한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비핵화에 대한 명시 없이 대화를 추진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트럼프 행정부 내에 북한에 대한 관여를 지지하거나 권하는 관계자가 없다"며 "현재는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환을 촉구할 역량과 의지를 가진 유일한 주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늦봄 문익환 목사의 방북과 4·2 공동성명 37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신학자이자 시인, 사회운동가로서 민주화에 앞장섰던 문 신부는 1989년 정부 허가 없이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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