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두고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의 길을 분명히 밝혔다"고 평가하며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신속한 추경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용 매표(買票) 추경을 합리화하는 정치 연설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이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폭풍우 앞에서 단단한 방파제를 쌓아야 할 때"라며 "정부가 26조2000억원짜리 방파제를 설계해 가져왔다. 고유가 피해 지원금, 취약계층 에너지 복지 등 파도가 닿는 곳마다 둑을 쌓았다"고 적었다.
한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 말씀처럼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 있다"며 "추경안을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속도전'을 예고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시정연설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빚 없는 추경은 재정 책임과 위기 대응을 동시에 고려한 결정"이라며 "고유가 부담 완화, 취약계층 보호, 소상공인 지원, 공급망 안정까지 포함해 국민 삶을 지키기 위한 대응책"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감의 뜻을 표했다. 김승원 의원은 "민생경제가 전시 상황에 준하는 비상한 시기에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대통령의 절박함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추미애 의원도 "중차대한 위기 앞에 이 대통령의 방향에 크게 공감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여당이 중동 위기를 핑계로 6·3 지방선거 국면을 유리하게 가져가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 후 세금 핵폭탄을 떨어뜨리기 위한 달콤한 마취제"라며 "무능은 현금 살포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과 민생경제 위기를 강조했지만 실제 추경안에서는 선심성 현금 살포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하반기 성장세 둔화에 따른 세수결손 등의 우려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세수 전망을 기준으로 현금 살포성 예산을 집행하면 하반기에 우리 경제에 매우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정부 스스로가 물가상승을 유발하는 정책과 물가안정 정책을 동시에 주장하게 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민주당의 '현금 살포 중독'은 우리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도박"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포퓰리즘이 아니라 고유가로 직격탄을 맞은 산업계와 취약계층에 대한 정밀 지원과 재정 건전성 회복"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찾아 "중동 전쟁으로 인해 예상 밖의 복합위기에 처했다"며 추경안 신속 처리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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