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국가대표 여정이 끝날지도 모른다.
지난 1일(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트로베리 아레나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B패스 결승전을 치른 폴란드가 스웨덴에 2-3으로 패했다.
이날 레반도프스키는 폴란드 최전방을 책임지는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이 경기에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알바니아에 0-1로 뒤지던 후반 18분 세바스티안 시만스키가 오른쪽에서 감아올린 크로스를 반대편 골대 근처에서 타점 높은 헤더로 밀어넣으며 폴란드가 2-1 역전승을 거두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스웨덴과 맞대결에서는 침묵했다. 스웨덴이 전반 19분 안토니 엘랑가의 선제골로 앞서나가자 폴란드는 전반 33분 니콜라 잘레프스키가 넘어지면서 시도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44분 스웨덴이 구스타프 라게르비엘케의 헤더로 다시 리드를 잡자 폴란드는 후반 10분 혼전 상황에서 카롤 쉬비데르스키의 집중력 있는 득점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팽팽했던 승부는 경기 막바지에 갈렸다. 후반 43분 스웨덴은 구스타프 룬드그렌이 오른쪽에서 수비 한 명을 벗겨내고 올린 컷백을 다니엘 스벤손이 슈팅한 게 수비에 막혔다. 이어진 루카스 베리발의 오른발 아웃프런트 슈팅은 카밀 그라바라 골키퍼에게 막혔고, 세컨볼을 베스포르트 제넬리가 곧장 슈팅한 건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이 공을 빅토르 요케레스가 집중력 있게 잡아낸 뒤 골문에 밀어넣으며 스웨덴에 승리를 선사했다. 중계화면은 스웨덴이 기뻐하는 모습에 이어 레반도프스키의 허탈한 얼굴을 잡아줬다.
레반도프스키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가 좌절됐다. 레반도프스키는 2010년대부터 줄곧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었고, 폴란드 국가대표로만 165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그러나 월드컵과는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 2008년 폴란드 대표로 나선 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는 나서지 못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10경기 16골로 역대 유럽 예선 최다골을 넣으며 조국을 본선으로 이끌었는데, 조별리그 3경기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중 일본과 조별리그 3차전은 1승을 챙기고 탈락하고 싶은 폴란드와 16강에 진출하고 싶은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서로 공을 돌리다 끝나는 졸전을 펼친 이른바 ‘볼고그라드의 수치’로 알려져있다.
레반도프스키는 4년 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을 풀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마침내 월드컵 득점에 성공한 레반도프스키는 그전까지 A매치 76골을 넣은 공격수였음에도 월드컵 첫골에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 이 대회에서 폴란드는 16강에 올랐고, 레반도프스키는 프랑스에 1-3으로 패한 경기에서 팀의 유일한 득점을 성공했다.
레반도프스키는 37세로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루카 모드리치처럼 이례적인 ‘롱런’을 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여겨지지만, 그때 상황은 누구도 알 수가 없다. 레반도프스키는 스웨덴전 패배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주장 완장을 왼손에 끼운 사진을 게재했다. 배경음악은 ‘Time to say goodbye(작별할 시간)’여서 해외 매체들은 이를 레반도프스키의 국가대표 은퇴 암시 게시물로 보고 있다.
사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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