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선택지가 좁았던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DLBCL) 환자들이 4월부터는 3차치료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중특이성항체 '엡킨리(성분명 엡코리타맙)'로 치료받는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성인 DLBCL 환자는 4월부터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는다. 구체적인 대상은 CD3/CD20 이중특이성항체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다. 이중특이성항체 중 국내 최초로 재발성·불응성 DLBCL 치료 영역에서 급여가 적용된 사례다.
DLBCL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인 혈액암이다. 1차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 중 약 20%는 치료 중 또는 직후 암이 다시 진행하고, 약 30%는 완전관해 달성 후 재발한다. 두 차례 이상 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6.3~16.7개월에 불과하다. 그간 이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치료 옵션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엡킨리는 기존 항암제와 작동 방식이 다르다. CD20을 발현한 암세포와 CD3을 발현한 내인성 T세포에 동시에 결합해, T세포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이중특이성항체다. 별도의 세포 채집이나 제조 과정이 필요 없는 기성품 형태의 피하주사제로, 1분 내외의 신속한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번 급여 항목 선정을 근거가 된 임상 결과는 뚜렷했다. 글로벌 임상 1/2상 연구 'EPCORE NHL-1'의 3년 추적 관찰 데이터(추적 기간 중앙값 37.1개월)에 따르면, 엡킨리 단독요법을 투여받은 전체 환자군(157명)의 객관적반응률은 59%, 완전관해 비율은 41%였다.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20.8개월이었다.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군의 성적은 더욱 두드러졌다. 전체 환자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8.5개월이었지만, 완전관해 환자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37.3개월, 완전관해 지속기간 중앙값 36.1개월, 3년 생존율 63%라는 장기 생존 지표가 확인됐다.
재발 위험과 생존율에 직결되는 미세잔존질환(MRD)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평가 가능 환자 119명 중 45%인 54명이 MRD 음성을 달성했으며, 이 그룹의 3년 무진행생존율은 52%였다. 부작용은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피로, 발열 등이 가장 흔하게 보고됐으나,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증 수준으로 관리 가능한 범위였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혈액내과 양덕환 교수는 "재발성·불응성 DLBCL 3차 이상 치료는 예후가 불량하고 치료가 시급한 상황임에도 급여 적용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어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급여로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도 항암화학요법 없이 엡킨리 단일 요법으로 치료를 신속히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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