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석으로 폄하돼선 안 될 ‘여자축구 아이콘’ 지소연의 진심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비즈니스석으로 폄하돼선 안 될 ‘여자축구 아이콘’ 지소연의 진심

풋볼리스트 2026-04-02 07:00:00 신고

3줄요약
지소연(수원FC). 서형권 기자
지소연(수원FC).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지소연이 다시 한번 전면에 나서 여자축구의 현실과 미래를 짚었다. 그녀가 끝까지 말하고자 했던 것은 단 하나, 여자축구의 더 나은 내일이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시 소재 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에서 ‘하나의 여자축구, 함께 만드는 꿈! 2026 WK리그 미디어데이’가 진행됐다. 수원FC위민의 대표 선수로 참석한 주장 지소연은 두 번째 WK리그 합류인 만큼, 대부분 시간을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보냈다. 그러나 베테랑 지소연도 긴장을 감추지 못한 순간이 있었다. 여자축구의 발전, 미래, 노력 등 날카로운 질의가 이어질 때만큼은 지소연은 상기된 표정으로 신중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지소연은 한국 여자축구의 아이콘이다. 2006년부터 여자 축구대표팀 생활을 시작한 지소연은 1991년생으로 35세가 된 지금까지도 한국 여자축구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경기 외적인 영향력 또한 대단한 만큼 여자축구가 거센 파도에 직면할 때마다 자연스레 미디어는 지소연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지난 1월 지소연은 대중들의 질타를 받은 여자 축구대표팀의 ‘비즈니스석 요구’ 논란에 정면 대응하며 스스로 총대를 메기도 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지소연은 ‘비즈니스석 요구’로 대중들에게 인식된 ‘여자 축구대표팀 처우 개선 성명문’을 공개 지지했다.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가대표팀 보이콧’까지 불사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당시 지소연의 주장은 거센 비판으로 이어졌지만, 그 이면에는 후배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남기고자 한 사명감이 있었다.

이날 WK리그 미디어데이에서도 지소연은 어김없이 ‘여자축구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본 행사가 끝난 뒤에는 취재진과 만나 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발전을 위한 고언을 이어갔다. ‘비즈니스석 논란의 진실’, ‘WK리그의 부족한 관심도’, ‘이웃 나라 일본과의 격차’ 등 무겁고 불편한 질문에도 15분 넘게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여자축구를 향한 진심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답변들이었다. 지소연의 생각이 왜곡 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편집을 거쳐 발언을 최대한 그대로 담았다.

지소연. 서형권 기자
지소연. 서형권 기자

▲ ‘비즈니스석·프라다 논란’ 큰 홍역 치른 여자축구, 아이콘 지소연의 진심

모르겠다. 부담이 많이 된다고 했지만, 그런 부담감마저 저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부담감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제가 할 수 있어서 영광이기도 하다. 솔직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실 여러 이슈가 많았다. 욕을 많이 먹었지만, 제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20년 동안 대표팀 생활을 했다. 솔직히 전 1~2년 뒤에 은퇴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같은 걸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더 나은 환경에서 할 수 있다면 저희가 정말 상황적으로, 경제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협회와) 합의를 보고 싶었다.

저는 계속 해외에 있었고 비즈니스석을 계속 타왔다. 하지만 기존에 한국에서 뛰는 선수들은 이코노미석을 탔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조금씩 바꿔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야기를 한 것이다. 협회도 글로벌, 소통을 얘기하시고 저희도 세계적으로 계속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 막 바꿔 달라고 처음부터 이야기한 게 아니다. 조금씩 바꿀 수 있는 건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 점차 세계로 가는 일본 여자축구, 한국의 현주소는 ‘제자리걸음’

아시안컵 4강 일본전을 보셨다면 아시다시피 현재 격차가 있다. 일본 선수들은 영국, 미국 등 해외에서 활발하게 뛰고 있다. 각 팀에서 주축들이다. 한국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월드컵 본선 티켓을 땄지만, 사실 월드컵이 굉장히 걱정된다. 왜냐하면 4년 전에 분명한 격차를 느꼈다. 그리고 이제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일본 선수는 최상위에 있는 레벨의 선수들이다. 세계에 나가도 4강, 8강 안에 드는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를 상대로 조금 더 배우고 저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아가는 단계였다. 이번에도 혹독하게 많이 배웠다. 각자 팀에 돌아가서 개인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최고의 레벨에 도달할 수 있는 기량을 쌓아야 한다.

아직 너무 많이 부족하다. 해외 여자축구 인기는 정말 엄청나다. 첼시 시절 동료였던 카타리나 마카리오는 샌디에이고로 이적하면서 연봉을 5년에 120억을 받게 됐다. 여자 선수들도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WK리그를 봤을 때, 아직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했다. 미디어에서도 저희를 많이 다뤄주시고 좋은 쪽으로 노출된다면 많은 팬분들께서 관심을 가지시지 않을까 싶다.

▲ WK리그로 돌아온 지소연, 절대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첼시에서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분명히 머리는 ‘첼시에 남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은 또 ‘한국으로 돌아와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저로 인해서 한국 여자축구가 바뀔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근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왔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많이 허탈했고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 사이에 제가 원하던 미국 무대에서의 연락을 받았다. 나이가 있는데도 시애틀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 주셨다. 한 번쯤은 미국에서 도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올 때도 사실은 미국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다. 왜냐하면 어차피 돌아와도 현실을 알기 때문이다. 솔직히 결정하기까지 굉장히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또 돌아와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기 때문에 결정을 내렸다.

관중이 없는 경기장을 뛰면 선수들은 힘이 빠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자 선수들은 그런 환경에 익숙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로 더 그렇게 생각하라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아직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말한다. 코로나를 끝내려면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말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팬분들의 발걸음을 경기장으로 옮길 수 있게 해야 하는지 정말 고심해 봐야 한다. 여기에 미디어 분들께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

▲ 여자 축구대표팀의 인기가 WK리그의 인기로 이어지려면?

굉장히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지난 아시안컵 때 경기력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항상 저희가 그 정도는 했었다. 그런데 여러 이슈로 미디어가 많은 관심을 가졌다. ‘어떻게 하나 보자’라는 시선도 있었다. 다행히 경기력이 좋아서 가라앉은 분위기가 됐다. 저는 여자축구에 손흥민, 이강인 같은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저만 계속 미디어에서 나오고 다뤄지고 있다. 제2의 누군가가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그 선수를 보러 팬들이 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개인이 더 발전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소연(수원FC). 서형권 기자
지소연(수원FC). 서형권 기자

▲ 두 번째 WK리그 복귀, 30대 지소연의 라스트 댄스? 글쎄

사실 해외에서 오퍼는 계속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제가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어서 해외에 있는 제 친구들까지 한국으로 불러들였다. 마지막은 한국에서 같이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다. 저 혼자만 아니라 제 친구들도 (해외 팀) 오퍼를 받는다고 하면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으로 돌아왔다.

▲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 남북전’, 굉장한 이슈를 만들 기회

그동안 유럽 챔피언스리그만 뛰어봤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가 새로 추가됐다. 국내 선수들도 국제 대회를 뛸 기회가 생겼다. 정말 고무적이다. (세계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졌다. 여자축구 가치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좋다고 본다.

(8강 우한장다전) 여태까지 축구를 하면서 중국 팀을 4-0 같은 큰 점수 차로 이겨본 적이 없었다. 분명히 중국 대표팀 5명이 포함된 좋은 선수들이었고 아시안컵에서도 봤던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부담감과 압박감이 있었다. 게다가 내고향여자축구선수단(북한)이 이미 4강에 오른 상태였고 저희도 승리한다면 수원에서 남북한전을 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이슈가 될 수 있는 기회였다. 선수들도 잘 인지하고 있었고 꼭 그 상황을 만들어 내자고 다짐했었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