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국빈 방한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역사적 결실을 맺게 됐다"며 "글로벌 불확실성과 여러 도전 속에서 양국의 존재는 서로에게 축복"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서로에게 매우 각별한 국가"라며 "인도네시아는 한국 기업의 첫 해외 투자처였고, 오늘날 K-방산을 있게 한 소중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의 첫 번째 전기차 생산을 한국 기업이 함께한 것을 언급하며 "함께하는 다음 걸음이 과연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고 했다.
특히 "중동 전쟁의 여파로 양국의 에너지 공급망은 물론 역내 경제에 미칠 충격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인도네시아가 LNG(액화천연가스)와 석탄 등 주요 에너지원의 안정적 (공급) 역할을 해주는 데 든든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에너지 공급·자원 안보 관련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국적의 UN 평화유지군이 희생된 레바논 폭발 사고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진심 어린 위로를 전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한국에는 뛰어난 산업 능력 과학기술, 인도네시아에는 풍부한 자원과 큰 시장이 있기 때문에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협력 외연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국 정상은 정치·안보, 교역·투자·산업, 첨단기술·에너지전환·녹색경제, 사회문화·인적 교류, 지역·국제문제 등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고, 회담 결과 '한-인도네시아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특히 양국 교역액 300억 달러 재돌파와 인도네시아 내 전기차 생태계 조성, 현지 배터리 생산 확대를 위한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1조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다난타라 국부펀드를 매개로 핵심광물, 인프라·도시개발, 인공지능(AI)·신재생에너지 등 분야 투자 협력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중앙은행 간 QR 결제 연계 서비스 도입으로 향후 4년간 14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소비자 수수료 부담 절감 효과도 기대했다.
방산·안보 분야에서는 KF-21/IF-X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을 넘어 공동생산, 유지·보수·정비(MRO) 센터 설립, 인력양성 등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를 개정해 우리 전략 산업인 이차전지 등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을 풍부하게 보유한 인도네시아와 공급망 협력 기반도 강화했다.
이날 회담 직후 양국은 총 16건의 문건을 체결했으며 이 중 10건은 양국 정상 임석 하에 서명됐다. 양국 외교장관 간 특별 포괄적 전략대화 협의체를 구축하는 '특별 포괄적 전략대화에 관한 MOU'를 비롯해 '경제협력 2.0에 관한 MOU', '핵심광물 협력에 관한 MOU', '디지털 개발 협력에 관한 MOU', 'AI 기본의료 및 인적 개발 협력에 관한 MOU', '청정에너지협력에 관한 MOU', '탄소 포집 및 저장 분야 협력에 관한 MOU', '지식재산 보호 및 집행 협력에 관한 MOU', '한국수출입은행-인도네시아 다난타라 간 금융협력에 관한 MOU',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협력에 관한 MOU'을 체결했다.
정상 임석 없이 체결된 문건은 환경협력에 관한 MOU, 산림분야 핵심 프로그램 협력에 관한 기본약정, 산불 관리 및 산불피해지 복원 협력에 관한 MOU, 개발협력에 관한 MOU, 데이터 및 통계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인도네시아 다난타라 간 전략적 협력을 위한 MOU 등 6건이다.
강 대변인은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함으로써 인도네시아와 교역·투자 고도화, 포괄적 방산 협력 심화를 비롯해 신성장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국빈 오찬에서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속담인 '바가이 아우르 덴간 뜨빙(Bagai aur dengan tebing, 대나무와 강둑처럼)'을 원어로 인용하며 "서로가 떼려야 뗄 수가 없고, 함께할 때 더 큰 의미가 있는 긴밀하고 각별한 사이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들었는데, 양국 관계에 딱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양국 관계의 긴밀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한으로 다시 한번 증명된 뿌리 깊은 나무와도 같은 양국 관계를 바탕으로 양국의 우정과 신뢰·협력이 더욱 찬란한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라보워 대통령도 한국어로 한국 속담인 '함께 가면 멀리 간다'를 언급하며 "저희가 함께 가면 더욱더 멀리 갈 수 있다"고 화답하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격동하는 세계 경제에서 두 양국 관계가 굳건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건배를 제의했다.
오찬은 할랄 식재료를 사용해 준비됐다. 한식에 삼발소스와 가도가도 샐러드 등 인도네시아의 요소를 더한 메뉴가 제공됐다. 식후에는 만델링 커피가, 건배주 대신 사과주스가 준비했다.
이우 양 정상은 청와대 녹지원에서 육군 태권도 시범대 공연을 관람했다. 시범대는 군 최초로 태권도 시범을 전담하는 부대로 올해 1월 창설 이후 처음으로 외국 정상 앞에서 선보였다. 연꽃 창작품새와 격파, 자유품새, 아리랑 퍼포먼스(태권무) 등 시범을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태권도가 인도네시아 전통무예와 유사한가"를 물었고, 프라보워 대통령은 "태권도가 인도네시아 전통무예인 '쁜짝실랏'과 비슷하다"고 답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프라보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공식 환영식도 각별한 예우로 준비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이 탄 차량이 청와대로 진입할 때 70여 명의 취타대와 전통의장대가 차량을 호위했고 180여 명이 사열대에 도열해 환영했다. 또한 청와대 로비에 마련된 방명록 서명대에서 프라보워 대통령의 서명이 끝난 후 "아주 영광스러운 기록으로 잘 간직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고 무예에 관심이 남다른 프라보워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전통 무예 관련 기념품도 전달했다. 우리 선조들이 큰 짐승을 사냥할 때 사용하던 화살인 갈래살을 포함한 국궁 세트와 조선시대 무예서인 ‘무예도보통지’ 영문판과 한국어 해설서 '무예도보통지주해'를 마련했다.
프라보워 대통령 숙소에는 숫자 8을 선호하는 프라보워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8을 형상화한 기념 케이크를 준비했다. 또한 8각함에 담아낸 한과세트, 프라보워 대통령이 선호하는 푸른색과 인도네시아 국기에서 순결과 고귀함을 상징하는 흰색을 섞어 8종류의 꽃으로 구성한 꽃바구니 등 웰컴키트도 비치했다.
□ 프라보워 대통령(1951년생)은 197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24년간 군 복무를 하며 육군 특전사 총사령관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취미는 독서로 군사‧역사 관련 서적을 탐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승마, 수영, 사격 등을 즐긴다. 말과 고양이를 반려 동물로 키우고 있으며 무슬림으로 돼지고기와 알코올 음료를 기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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