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아트센터 '마티네 시리즈' 첫 공연…이탈리아의 낭만과 선율 선사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겨울에는 꽁꽁 싸매고 살다가 봄이 되면 우리 모두 감출 수 없는 것들이 생기죠. 봄은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고 정처 없이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사랑이 얼굴에 드러나는 계절이에요."
소설가 김영하는 1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열린 '마티네 콘서트'에서 자신이 소개할 음악이 봄의 특징과 그 속에서 자연스레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을 잘 드러낸다고 소개했다.
이 공연의 호스트로 나선 김 작가는 봄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여기는 이탈리아를 첫 테마로 삼아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음악을 선곡했다. 그는 "이탈리아를 좋아해 자주 다녔고 여러 계절에 방문했는데 그중 봄에 갔을 때가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여행의 이유, 그리고 음악'이라는 주제로 기획된 강동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는 올해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4개국을 테마로 김영하 작가의 통찰이 담긴 이야기와 함께 그가 직접 선별한 음악 큐레이션을 선보인다.
벚꽃을 연상시키는 분홍색 옷을 입고 등장한 김 작가는 "우리는 곰과 다르지 않다"며 "겨울잠에 가까운 상태로 지내다가 봄이 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와 꽃피는 것을 보고 태양 빛을 받으며 연애의 감정도 끓어오른다"고 말했다.
공연에선 김 작가가 고른 곡들을 성악가와 오케스트라가 즉석에서 연주했다.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가 무대의 문을 열었다.
김 작가는 이 곡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허락해달라는 딸의 절박한 호소"라고 설명하며 "사랑은 유전적으로 끓어오르는 감정인 동시에 사회적 감정이다. 딸이 자신의 사랑에 대한 아버지의 인정을 바라는 것도 결국 사회적 인정이라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를 포함해 이 세상이 받아들여 줄 때 사랑은 더 빛난다"며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 간의 사랑이 아닌 사회와 가족이 만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소프라노 신채림의 아름다운 음색과 바싸르 챔버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연주는 푸치니와 도니체티, 엔니오 모리코네의 명곡들을 선사하며 지중해의 따스한 봄기운을 전했다.
신채림도 벚꽃 같은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풍부한 표정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아리아를 소화했다.
피아니스트 권한숙의 반주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가 어우러진 바싸르 챔버 오케스트라의 선율은 신채림의 목소리와 앙상블을 이루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 작가는 잠실고등학교 시절 음악 선생님이 직접 녹음해준 카세트테이프로 클래식 음악을 접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과거의 나쁜 음질로 음악을 들었던 기억을 넘어 예술의 원형인 '이데아'를 찾아가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 공연을 시작으로 5월 6일 독일, 9월 9일 스페인, 10월 7일 프랑스를 주제로 마티네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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