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우정이 사랑보다 더 가깝게 느껴질 때가 있죠.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의 30년 지기 절친, 소피아 코폴라의 시선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 <마크 바이 소피아(Marc by Sofia)>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소피아 코폴라의 첫 다큐멘터리 데뷔작이자, 두 아이콘의 오랜 우정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기다려왔을겁니다. 기대 포인트 3가지를 짚어봤습니다.
- 가장 사적인 시선으로 담아낸 마크의 세계
전형적인 전기 구성이나 인터뷰는 모두 걷어냈습니다. 대신 코폴라는 마크 제이콥스의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적인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내죠. 2024년 봄 여름 컬렉션의 치열한 제작 과정을 중심으로, 기획 단계부터 런웨이 쇼까지의 여정을 가장 가까이서 보여줍니다. 30년 우정 사이에서만 나올 수 있는 솔직한 인터뷰와 패셔너블한 아카이브 영상, 그리고 그의 패션 일대기를 훑어줍니다. 파슨스 시절의 독보적인 모습부터 전설적인 ‘그런지(Grunge) 컬렉션’, 루이 비통에서의 혁신적인 행보까지. 두 사람의 친밀하고 서로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2. A24의 감각과 소피아 코폴라의 미장센
현시점 가장 감각적이고 날 것의 작품들을 선보여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제작사 ‘A24’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트레일러만 봐도 느껴지는 A24 특유의 빠르고 컬러풀한 전개는 마치 ‘움직이는 패션 잡지’를 보는 기분이죠. 감독 소피아 코폴라는 마크의 영원한 뮤즈이기도 합니다. 직접 캠페인에 참여하고 상징적인 ‘데이지(Daisy)’ 향수의 비주얼을 구상했으며, 최근 ‘헤븐 바이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 작업에도 함께했죠. 유르겐 텔러가 촬영한 ‘데이지(Daisy)’ 캠페인에 직접 모델로 등장했던 그녀이기에, 이번 다큐멘터리는 그 어떤 협업보다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3. 닮은 듯 다른 스타일, 그들이 공유하는 미학
지난 2025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텔레파시가 통한 듯했습니다. 소피아는 블랙과 화이트로 모던한 룩으로 스타일링하고 마크는 헤어에 커다란 리본 핀을 달아 위트를 더했죠. 소피아의 상의에 더해진 컷아웃 리본 디테일이 마크의 액세서리와 상응하며 서로 다른 듯 비슷하게 연출했죠. 이처럼 결이 같은 취향을 오랫동안 공유하는 두 사람이기에, 소피아의 카메라가 포착한 마크의 미학은 어떤 모습일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친구라는 가장 가까운 필터를 통해 투영된 마크 제이콥스의 진짜 스타일은 과연 무엇일까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우리 모두 무언가를 창조하고, 무언가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정을 공유하니까요” 라는 마크 제이콥스의 말처럼 이번 다큐멘터리는 패션과 영화를 창조하는 두 예술가의 만남입니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미국 기준 2026년 3월 27일 드디어 개봉했는데요. 국내 개봉은 아직 미정이지만, 기다리는 시간조차 설레게 만드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