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금융권 건전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일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1조8천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인당 평균 약 55만원 수준이다.
금리 상승 폭이 확대될수록 부담도 커진다.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이자 부담은 3조5천억원(1인당 약 110만원), 0.75%포인트 상승 시에는 5조3천억원(1인당 약 165만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천92조9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특히 다중채무자 등 취약 차주의 부담이 더 크게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이들의 이자 부담은 1조1천억원 늘어나고, 1인당 연간 부담도 약 64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규모는 647조7천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59.3%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이 취약 차주에 해당하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국내 자영업 구조의 취약성도 지적했다. 2024년 말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6%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연체율 역시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준금리는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4.26%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상승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최근 중동 지역 분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금리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근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경우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며 "올해 10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훈 의원은 "자영업자 부채 문제가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도록 단기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연착륙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