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재기를 막기 위해 1인당 구매량 제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불안 심리가 번지며 대량 구매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실제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도 특정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사들이면 일시적으로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종량제 물량 충분, 사재기 자제해주세요" / 뉴스1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종량제 봉투 사재기 문제와 관련, “실제 수급에 지장이 없는데 일부 주민이 왕창 사버리면 (재고가) 떨어진다”면서 “그간 (지방자치단체) 자율로 판매를 제한했는데 좀 안정될 때까지 마스크처럼 1인당 판매 제한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후부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1인당 종량제 봉투 구매량을 제한하도록 지침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는 사재기 방지와 수급 안정을 위해 개인별 구매량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방송에서 최근 종량제 봉투 수급 논란이 벌어진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자체들이 종량제 봉투 구매 계약을 통상 연간 단위로 체결하는 과정에서 최근 오른 원료 가격이 제때 반영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일부 봉투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조절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생산원가 상승이 곧바로 소비자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다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종량제 봉투 제조업체에서) 원가를 올려달라고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종량제 봉투 소비자가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낮아 (제조업체에서 원가를 올려달라고 했다는 이유로) 종량제 봉투 가격이 2∼3배 오른다고 하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종량제 봉투 가격 대부분은 단순 제조비보다 폐기물 수거와 처리, 행정 운영 등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구성돼 있어, 생산원가 인상분이 소비자 가격 전체를 크게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추가 대책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기후부는 재활용 원료를 활용해 종량제 봉투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만약 일시적으로 봉투가 부족한 상황이 생길 경우 일반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배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응책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급 차질이 실제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대체 수단까지 함께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날인 지난달 31일에는 이재명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 종량제 봉투 수급 부족 우려와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이를 두고 논란이 있는데, 실제로 보면 재고가 충분하다”며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는 일인데 지엽적인 일부 문제가 과장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량제 봉투는 영업을 위한 물품도 아니고, 생산원가가 5∼6원 정도인데 행정처리 비용 등 때문에 100∼200원을 받는 것이지 않나”라며 “생산원가가 오른다고 최종 판매가격이 영향을 받는 게 아니다. 사재기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허위 정보 유포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이를 두고 헛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있다. 악의가 있는 것”이라며 “부화뇌동을 하는 사람들이야 그렇다고 해도, 최초에 헛소문을 퍼뜨린 사람들을 찾아서 (처벌해야 하지 않나).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이자 국가의 위기 극복을 방해하는 행위로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종량제 봉투 수급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반복되는 대량 구매와 시장 불안 심리가 일시적인 품절 사태를 부를 수 있는 만큼, 1인당 구매 제한과 생산 확대, 대체 배출 허용 등을 포함한 복수의 대응책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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