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하지현 기자 | 국내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가맹점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도 제기돼 온 규제 실효성 논란 속에, 가맹형 출점 확대가 이어지면서 향후 가맹점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한 논의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유통 환경 변화에 규제 실효성 지적 잇따라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SSM 4개사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2025년 말 기준 가맹점 비중은 50.03%로 집계됐다. 전체 1481개 점포 가운데 가맹점은 741개를 차지했다.
SSM은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과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가맹점으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가맹형 출점 전략이 가속화되며 지역 상권으로의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SSM 점포 확대 과정에서 입지 확보와 운영비 측면을 고려하면, 직영점보다 가맹점이 수익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가맹점은 지역에 기반을 둔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만큼 상권 적응력이 높고, 초기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신규 창업 수요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가맹점이 전체 점포의 과반을 차지하게 됐지만, 규제 체계는 직영점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SSM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되고, 월 2회의 의무휴업을 적용받는다. 직영점과 가맹점이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지만, 실제 운영 주체와 사업 성격이 다른 만큼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맹점은 자영업자가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각종 정책 지원이나 소비 촉진 정책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소상공인 보호라는 법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동일한 자영업자인 가맹점까지 일괄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현행 규제의 근간이 되는 유통산업발전법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2012년 시행된 이후 2013년 개정을 거쳐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해당 법은 지난해 11월 일몰을 앞두고 국회 본회의에서 2029년 11월 23일까지 4년 연장됐다. 제도 도입 이후 10여 년이 경과한 가운데, 유통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규제 실효성에 대한 지적은 지속돼 왔다. 특히 이번 가맹점 비중이 과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존 논의에 더해 규제의 실효성과 적용 방식에 대한 재검토 및 제도 개선 필요성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유통 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5년 연간 및 1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 주요 26개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6.8%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온라인 부문은 11.8% 성장한 반면 오프라인은 0.4% 증가에 그쳤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60%에 육박하며 구조적 변화를 나타냈다.
◆ 온라인 시장 급성장 속 새벽배송 허용 논의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정부와 여당은 대형마트 및 SSM의 새벽배송 허용을 검토하며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개정안은 영업 제한 시간에도 배송을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점포 기반 유통업체에 적용되던 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현행 제도의 보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 우려도 존재한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대형마트와 SSM의 심야배송이 허용될 경우 지역 상권이 물류 거점화되면서, 동네 슈퍼의 접근성과 즉시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제도 개선 논의는 규제 완화와 상권 보호 간 균형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확대 시 직영점보다 가맹점이 수익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가맹점은 자영업자임에도 소비쿠폰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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