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에서 고기를 꺼낸 뒤 찬물에 담가두었는데도 1시간이 넘도록 딱딱한 상태가 유지되는 경험은 요리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해동이 덜 된 상태에서 억지로 썰다가 모양이 무너지거나, 급한 마음에 전자레인지를 돌렸더니 겉면이 익어버리는 상황도 흔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사실 주방 안에 이미 있다. 별도의 도구를 살 필요도 없고, 전기를 쓸 필요도 없다. 냄비 두 개만 있으면 냉동 상태의 고기를 10분 안에 녹일 수 있다.
위아래에서 동시에 열을 전달해야 해동이 제대로 되는 이유
방법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냄비 하나를 뒤집어 평평한 바닥면이 위를 향하게 놓고, 냉동 고기를 포장 상태 그대로 그 위에 올린 뒤 다른 냄비를 정방향으로 덮으면 고기가 두 냄비 바닥 사이에 끼인 형태가 된다. 이렇게 하면 고기의 위아래 면이 동시에 금속과 밀착되면서 열 이동이 양쪽에서 함께 이뤄진다.
냄비 소재는 알루미늄이 가장 좋다. 알루미늄은 스테인리스보다 열전도율이 12배 가까이 높아서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열을 고기로 전달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 냄비도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수십 배 높으므로 충분히 쓸 수 있지만, 선택지가 있다면 알루미늄 쪽이 시간을 더 줄여준다.
플라스틱 재질의 용기는 열을 차단하는 성질이 있어서 냄비 해동 방식과 맞지 않고, 코팅이 두껍게 입혀진 냄비도 코팅층이 열 이동을 막을 수 있으니, 바닥이 평평하고 코팅이 없거나 얇은 일반 냄비를 쓰는 것이 맞다.
고기 두께에 따라 달라지는 해동 시간
해동에 걸리는 시간은 고기의 두께와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삼겹살이나 불고기용처럼 얇고 넓게 펼쳐진 고기는 10분이면 충분히 녹는다. 수육용이나 통으로 쓰는 덩어리 고기는 열이 중심부까지 전달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15분에서 20분 정도를 잡는 것이 적당하다.
겨울철에는 실내 기온이 낮아서 냄비 표면이 쉽게 차가워지는데, 이때 선풍기를 약하거나 중간 세기로 틀어두면 냄비 표면에 쌓이는 냉기를 계속 날려주기 때문에 해동이 더 빨리 된다. 선풍기가 직접 고기에 바람을 쏘는 것이 아니라 냄비 표면 주변의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기 온도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전체 해동 속도를 끌어올린다.
해동된 고기, 다시 얼리면 생기는 문제
냄비 해동을 마친 고기는 바로 조리하거나 냉장 보관해야 한다. 해동된 고기를 다시 냉동하면 얼고 녹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고기 세포 조직이 손상되고 그 안의 육즙이 빠져나온다. 조직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세균이 번식하기도 쉬워지기 때문에 위생 면에서도 좋지 않다.
평소 고기를 냉동해 둘 때 습관 하나를 들여두면 해동이 훨씬 수월해진다. 지퍼백에 고기를 담아서 최대한 얇고 평평하게 눌러 얼려두는 것이다. 두께가 얇아질수록 열이 중심부까지 도달하는 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두툼하게 얼린 것보다 해동 속도가 빨라진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