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직판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동시에 직판은 가장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투자와 경험 축적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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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전 중앙대 약대 교수와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직접 판매 구조를 갖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생산 능력을 넘어선 복합적인 역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먼저 서 전 교수는 글로벌 제약 산업 본질을 판매 경쟁력으로 규정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이를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서 전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 들어가려면 결국 직접 팔 수 있어야 한다. 직판은 필수”라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생산이나 연구 자체도 신경쓰지만 개발 이후 시장에서 어떻게 판매하느냐에 더 집중하고 있다. 결국 시장을 장악하는 힘이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역시 직판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난이도를 짚었다. 그는 직판이 바람직한 전략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것은 매우 높은 장벽이 따른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도약을 위해서는 직판 구조를 갖춰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어렵다”며 “단순히 전략을 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네트워크와 경험, 자금이 함께 갖춰져야 가능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단순히 의료진이나 환자만을 만족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직판을 하려면 글로벌 네트워킹이 기본이 돼야 한다. 의사, 유통, 보험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관계가 필수적”이라며 “이런 구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해외 시장에서는 단순히 제품의 품질만으로 승부가 갈리지 않는다. 의료진과의 신뢰 관계, 보험 및 약가 협상 구조, 유통망 장악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 모든 요소가 맞물려야 비로소 시장이 열린다.
서 전 교수는 계약과 법률 구조를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학습해야 직판 성공에 다가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 현지 파트너와 어떤 계약을 맺느냐에 따라 직판 경험을 축적할 수도 있고 반대로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며 “미국 시장의 경우 규제와 법률 환경이 복잡한 만큼 국제 경험이 있는 전문 로펌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 전 교수는 “법률적 준비 없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치명적인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직판이 단순한 영업 활동이 아니라 법률·제도·시장 구조 전반을 이해해야 가능한 고난도 전략임을 시사한다.
직판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동시에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 전략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국내에서 직판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는 기업의 역량 부족이라기보다 산업 구조와 축적된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회장과 서 전 교수는 공통적으로 직판 전략을 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전 교수는 “글로벌 제약 시장은 진입 자체가 매우 어려운 구조”라며 “단기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수출이나 파트너십을 통해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직판 역량을 확보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조언이다.
두 전문가는 장기적 전략이 필요한 직판이지만 국내 기업들이 이미 성과를 내기 시작한 만큼 충분한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은 “이미 일부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직접 판매 경험을 축적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점진적인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초기에는 느리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과정 자체가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만드는 토대가 된다.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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