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봄철이면 거리와 공원에 이어지듯 피어나는 봄꽃을 보면서 벚꽃과 매화를 같은 꽃으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둘 다 연분홍이나 흰빛을 띠고 가지에 꽃이 먼저 달리는 모습이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형태와 피는 시기, 자라는 환경까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최근 남부 지방은 이미 매화가 지고 벚꽃이 절정으로 향하는 흐름이다. 중부 지역은 벚꽃이 막 개화를 시작했거나 이번 주 안에 만개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계절의 경계에서 두 꽃이 겹쳐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간차가 분명하다.
가장 쉬운 구별법은 꽃잎과 가지를 보는 것이다. 매화는 꽃잎 끝이 둥글고 갈라짐이 없으며, 꽃자루가 거의 없이 가지에 바짝 붙어 핀다. 향도 비교적 강한 편이다. 반면 벚꽃은 꽃잎 끝이 살짝 갈라져 있고, 꽃자루가 길어 여러 송이가 아래로 늘어지듯 달린다.
개화 시기도 차이가 난다. 매화는 2월 말에서 3월 중순 사이 먼저 피며,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기 전에 모습을 드러낸다. 벚꽃은 그보다 늦은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에 본격적으로 개화한다. 따라서 지금 시기인 3월 말~4월 초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벚꽃이 중심이고, 매화는 이미 절정을 지나거나 낙화 단계에 들어간 경우가 많다.
자생 환경도 다르다. 매화는 비교적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을 선호해 남부 지방과 내륙의 사찰, 고택 주변에서 자주 보인다. 대표적으로 전남의 광양 매화축제가 열리는 광양 매화마을은 산비탈을 따라 군락을 이루는 풍경으로 유명하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 일대 역시 매화 명소로 꼽힌다.
벚꽃은 비교적 다양한 환경에서 잘 자라며, 도시 가로수나 하천 주변에 군락 형태로 조성된 곳이 많다. 서울의 여의도 윤중로, 경남의 진해 군항제 일대처럼 대규모로 식재된 지역이 대표적이다.
올해 벚꽃 만개 시기는 전반적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빠른 흐름을 보인다. 겨울 기온이 비교적 온화했던 영향으로 남부 지역은 예년보다 2~3일 정도 앞당겨졌고, 중부 지방은 큰 차이 없이 비슷한 시기에 개화가 진행되는 양상이다. 다만 3월 중순 이후 일시적인 꽃샘추위로 개화 속도가 일부 늦춰지며 지역별 편차가 나타났다.
봄꽃을 주제로 한 축제도 두 꽃의 성격만큼 다르게 전개된다. 매화는 이른 봄을 알리는 상징으로 광양 매화축제, 양산 원동 매화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벚꽃은 보다 대중적인 봄 행사로 자리 잡아 진해 군항제, 여의도 봄꽃축제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종합적으로 두 꽃을 구분하는 포인트는 시기와 형태다. 3월 초 차가운 공기 속에서 피어 있다면 매화일 가능성이 크고, 4월 초 거리 가로수를 따라 흐드러지게 퍼진 꽃이라면 벚꽃일 확률이 높다. 봄을 대표하는 두 꽃은 닮았지만 각기 다른 시간과 풍경으로 계절의 층위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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