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부겸 출마, 혼돈의 대구…"보수 지키자 vs 바꿔야" 민심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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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김부겸 출마, 혼돈의 대구…"보수 지키자 vs 바꿔야" 민심 팽팽

연합뉴스 2026-03-31 14:56: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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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보다 잘할 것" vs "견제 필요" 갑론을박…시민 표심 갈려

전국적 격전지 급부상…대구시장 선거 과열 조짐도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지금의 국민의힘보다는 잘할 겁니다. 사실 진보 정당의 험지인 대구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파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부겸 대구시장 선거 등판 다룬 지역신문들 김부겸 대구시장 선거 등판 다룬 지역신문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31일 대구지역 신문들이 1면 기사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소식을 다루고 있다. 2026.3.31
mtkht@yna.co.kr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다음날인 31일 오전, 대구 수성구 신매시장.

장사 준비로 한창인 과일가게 직원 최민규(30대) 씨는 오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 전 총리에 대한 기대감을 이같이 밝혔다.

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60대 상인도 "김 전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가 지역구 의원일 때 공영주차장 건설, 비 막이 천장 설치 등 이룬 게 많다. 이 때문에 주변 상인들 대부분도 지지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시장을 찾은 한 70대 주부는 "지금 비록 국민의힘이 잘못하지만, 정권이 민주당인데 정당정치에서 대구시장마저 민주당을 주는 건 아니다. 보수의 뿌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 비산동에서 자동차공업사를 운영하는 이창근(50대) 씨도 "국힘이 여러 내홍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보수를 지켜야 한다는 말들이 많다"며 "투표해보면 보수가 결집할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총리 출마 선언을 계기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오르는 분위기이다.

시민 사이에서도 지방선거가 큰 관심거리가 됐다.

지속적인 보수 지지냐 진보 진영에 기회를 주느냐를 놓고 곳곳에서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다.

김부겸, 2·28공원에서 대구시장 출마 선언 김부겸, 2·28공원에서 대구시장 출마 선언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밝히고 있다. 2026.3.30 mtkht@yna.co.kr

대구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인 수성구 범어네거리.

분주한 출근길 발걸음 속에 시민들의 의견은 팽팽했다.

오랫동안 보수정당을 지지해왔다는 40대 직장인은 "대구에 도움이 될 사람을 찍어야 한다. 이제는 낙후된 대구가 발전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아무래도 정권의 지원을 확실히 받게 될 김 전 총리가 낫지 않나 싶다"며 "지금 국힘은 자기들끼리 싸우기 바빠서 누가 나와도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총리의 출마 선언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들의 토론회를 모두 봤다는 30대 직장인 서모 씨는 "김부겸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전략적으로 대구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더라. 여당 후보인 만큼 공약 실현 가능성에 신뢰가 갔다"며 "국힘 후보 토론회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보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30대 여성 직장인은 "민주당이 지금 국회에서 독주하고 있다. 그렇기에 반드시 견제가 필요하다. 대구는 보수의 자존심인 만큼 지금 김 전 총리에 대한 지역의 반응은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한 50대 자영업자는 "국힘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구가 보수의 중심인데 진보정권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는 필요하다. 대구가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토론회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토론회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30일 오후 대구 T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1차 비전 토론회에서 윤재옥·최은석·홍석준·유영하·이재만·추경호 후보(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3.30
mtkht@yna.co.kr

이날 지역 신문들은 모두 김 전 총리의 출마와 국민의힘의 토론회 소식을 1면에 다뤘다.

선거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하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김 전 총리의 출마를 반겼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지금의 국민의힘과 시장 후보로 나온 이들은 대구 시민을 대표할 자격도, 대구 시정을 바로 잡을 역량도 없다. 오히려 이들은 대구 시정, 대구 정치를 망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수 진영에 대한 날을 세웠다.

반면 국민의힘 이인선 대구시당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전 총리를 향해 "마지못해 나올 필요 없다"고 직격했다.

이 위원장은 김 전 총리가 출마 선언에서 여권 인사들의 출마 권유가 잇달았다고 한 발언을 지적하며 "한참 고향을 떠나 타지에 머물던 사람이 이제 와서 고향이 대구라며 걱정과 명분을 늘어놓으니 그 언행이 그저 목적을 위한 '공수표'로만 보인다"고 비판했다.

'100일 남은 지방선거, 사이버 선거범죄 근절' '100일 남은 지방선거, 사이버 선거범죄 근절'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뜨거워진 대구시장 선거판이 무소속 출마 등으로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대구의 정치 구도가 어떤 식으로든 개혁을 맞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치평론가인 박승찬 KPO리서치 대표는 "대구의 경제가 어렵다고 느끼기에 시민들은 변화를 원하고 있다"면서 "이는 민주당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원동력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힘 대구시장 공천과정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주호영 의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무소속 출마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선거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지만, 지역 정치 구도가 국힘이라는 한가지 선택지에서 새로운 보수를 주장하는 무소속 후보와 든든한 정권을 뒷배로 둔 민주당 후보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엄기홍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김 전 총리의 높아진 지역에서의 위상은 개인의 능력보다는 흐름을 잘 타는 것 같다"며 "언론도 보수의 위기 속에서 김 전 총리의 약진이 뉴스가 되는 만큼 많이 다뤄주며 분위기를 띄우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만약에 무소속 출마 등 3파전으로 보수가 분열하고 대구시장에 민주당이 최초로 당선된다면 지금의 보수는 새로운 보수로 개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지금의 분위기가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하더라도 투표는 습관적인 행동이기에 보수성향의 지역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많이 찾는다면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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