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대형항공사(FSC)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등 항공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항공유 가격이 사업계획을 크게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비용 부담이 급격히 확대된 영향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연료비 급증에 따른 원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4월부터 전사적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우 부회장은 “올해 3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9달러, 항공유(Sing-Jet)는 배럴당 194달러를 기록했다”며 “4월 급유 단가는 갤런당 450센트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사업계획상 기준 유가인 갤런당 220센트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매월 막대한 연료비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유가 수준에 따른 단계적 대응 방안을 즉시 시행해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에 나설 방침이다. 우 부회장은 “이번 조치는 일회성 비용 절감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 마련”이라며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급등한 항공유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선 감편에 나섰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을 줄여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4~5월 두 달간 국제선 4개 노선에서 총 14회(왕복 기준)의 단발성 감편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감편 대상은 인천~프놈펜 2회(5월 19·28일), 인천~창춘 7회(4월 14·17·21일, 5월 6·9·13·16일), 인천~하얼빈 3회(4월 15·20·22일), 인천~옌지 2회(5월 8·15일) 등이다.
회사 측은 예약 승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알림톡,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해 일정 변경을 안내하고, 인접 일정 대체편 제공과 수수료 면제 조치를 병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손자회사인 에어부산도 같은 날 정병섭 대표 명의의 공지를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선제적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에어부산 등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잇따라 비상경영을 선언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고유가 충격이 저비용항공사(LCC)를 넘어 대형항공사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항공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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