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석유 수출의 주요 거점인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있다는 공개적 발언으로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코스피가 3% 가까이 내려 5270대에서 마감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1.57포인트(2.97%) 내린 5277.30에 장을 마치며 지난 26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보다 257.07포인트(4.73%) 내린 5181.80으로 출발해 장 초반 5151.22까지 낙폭을 키웠으나 하락폭을 일부 줄였다.
국제 유가는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다시 상승한 반면, 뉴욕 증시 3대 지수 선물은 동반 하락했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물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30일 오전 기준 배럴당 115.09달러로 전장보다 2.2% 상승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 선물도 배럴당 102.03달러로 2.4% 올랐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 27일 각각 4.2%, 5.5% 급등한 데 이어, 주말 동안 분쟁 격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뉴욕 증시 3대 지수 선물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S&P500, 나스닥100 선물은 0.5~0.6% 수준의 약세를 나타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혼조 된 태도는 지속되고 있다"며 "이란이 미국이 제시한 15개 항목 계획에 대부분 동의했다고 전했고, 30일부터 유조선 20척의 통과가 허용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미국이 이란 원유 통제와 하르그 섬 점령 가능성도 시사했으며, 이란 내 주요 목표물을 타격했다고도 언급하며 협상 기대와 군사적 긴장이 동시에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협상에 대한 긍정적 신호가 일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혼조된 시지와 중동 정세 불확실성으로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그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는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1332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5330억원과 5924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는 동반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1.89% 내린 17만6300원에, SK하이닉스는 5.31% 떨어진 87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SK스퀘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도 2~5%대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도 3% 넘게 떨어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34.46포인트(3.02%) 내린 1107.0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76억원과 1351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개인은 3407억원 매수우위였다.
이란 전쟁 여파로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탈(脫) 플라스틱 테마주로 묶인 한국팩키지(29.9%), 에코플라스틱(5.26%) 등이 급등했다. NHN벅스는 매각 무산 공시 이후 10.33% 급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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