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이란 영토 내 미국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장기전 우려가 커지자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16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16조97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16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들어서는 8천180억원 늘어났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0.30%에서 0.35%로 커졌다.
25일 기준 공매도 순보유 잔고 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현대차[005380]로 1조7천550억원이다.
이어 한미반도체[042700](1조5천740억원), 미래에셋증권[006800](8천270억원), 포스코퓨처엠(6천640억원), 한화시스템[272210](4천410억원) 순이었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타인에게 빌려서 먼저 매도한 후 주가가 내려가면 저렴하게 매수해서 갚는 투자 기법이고,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빌려온 주식을 매도하고 남은 금액이다.
따라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통상 주가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국내외 증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전쟁 악재가 한 달 넘게 지속하면서 코스피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기간 코스피는 9.64% 내렸다.
특히 지난 주말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에 지상군 1만 명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오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기에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가 이번 전쟁에 참전하면서 위기는 한층 더 고조된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이란 영토 내 지상군 투입을 지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순호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3월 시장은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 매크로 둔화 우려,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반영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약화한 구간"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심리 수준은 과거 충격 국면과 유사한 저점권에 근접해 있어 추가 하락에만 베팅하기보다 하방을 지지할 수 있는 실적 안정성과 향후 불확실성 완화 시 반등 여력이 높은 팩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우 교보증권[030610] 연구원도 "3월 조정은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 따른 유가 및 환율 상승이 할인율을 자극하며 PER(주가수익비율) 하락을 유도한 결과로, 실적 둔화가 아닌 거시 변수에 의한 밸류에이션 조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향후 시장은 PER 하락 횡보 구간에서 실적 개선과 내부 수급을 기반으로 재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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