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도 타선에서 가장 기량이 좋은 선수를 리드오프(1번 타자)로 내세웠다. 개막 2연전 효과는 '만점'이었다.
롯데는 지난 28·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개막 2연전에서 '우승 후보' 삼성 라이온즈에 각각 6-3, 6-2 승리를 거뒀다. 개막 5연승을 거둔 2020시즌 이후 6년 만에 원정에서 열린 시즌 1·2차전을 모두 잡았다. 지난 시즌(2025) 팀 홈런 최하위(75개)였던 타선이 2경기에서 7홈런을 때려내며 타올랐다.
시범경기부터 뜨거웠던 공격력이 시즌 초반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두드러지는 변화는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1번 타자로 배치한 김태형 감독의 선택이다. 레이예스는 2025시즌 3번 또는 4번 타자로만 나섰다.
레이예스는 최근 2시즌 연속 리그 안타 1위에 오른 '안타 기계'이지만 전형적인 리드오프로 보기 어렵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부터 콘택트뿐 아니라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전형적' 1번 타자를 선호했다. 두산 시절엔 정수빈, 롯데 부임 뒤에는 황성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만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주축 선수 나승엽·고승민이 불법 오락실에 출입한 사실이 발각돼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고육지책이 필요했고, 시범경기부터 출루 확률이 높고 장타력까지 갖춘 레이예스를 '공격 선봉장'인 1번에 배치하는 타순을 시험했다.
이미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팀 내 대표 타자가 1번 또는 2번에 배치되는 추세다.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대표적이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MLB 양대 리그 최우수선수(MVP)였다.
레이예스의 전진 배치 효과는 매우 컸다. 그는 28일 1차전에서는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7회 초 1사 1루에서 롯데가 5-0으로 달아나는 투런홈런을 쳤다. 29일 2차전에서도 2타수 1안타(1홈런) 3볼넷 3타점을 기록했다. 이닝 첫 타자로 나선 1회와 6회는 볼넷으로 출루했고, 7회는 2사 1·2루에서 삼성 바뀐 투수 배찬승을 상대로 쐐기 스리런포를 때려냈다. 후속 타선에 득점 기회를 여는 역할뿐 아니라 해결사 임무까지 수행했다.
롯데가 레이예스는 1번 타자로 쓸 수 있는 건 후속 타자로 나서고 있는 손호영·윤동희·전준우가 시범경기부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타격 능력이 좋은 타자를 앞에 몰아넣어 기대할 수 있는 득점 응집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타격 사이클에 이상 징후가 생기면 바꿀 수 있겠지만, 일단 이게 현재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라인업이라고 본 것 같다.레이예스가 발이 빠른 타자는 아니다. 작전 수행은 하위 타선에서 해줘야 한다. 김태형 감독은 삼성 1차전에서는 장두성, 2차전에서는 황성빈을 9번 타자로 내세워 이 부문을 보완하려 했다. 황성빈은 2차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7회 레이예스의 홈런이 나왔을 때 득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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