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유가족들이 30일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원인 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사진=이성희 기자)
근로자 14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 당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피해 유가족이 30일 사고 후 처음으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대전 안전공업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날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화재 사망자 중 가장 마지막에 장례를 치르는 고 오상열 씨의 발인식에 참석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위로할 시간을 갖기 위해 고 오상렬 씨 유족은 28일 빈소를 마련해 이날 발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경찰과 소방 등의 화재현장 합동감식에 동행한 유가족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기자들과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가족 대표 서창범 씨는 "희생자 중 마지막 장례를 마치고 발인할 때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해 다른 유가족들도 오늘 모인 것이고, 정부와 회사 측에서 앞으로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요청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화재에서 매형을 잃었다.
유가족 대표는 그동안 경찰과 소방의 화재원인 조사를 위한 현장감식에 동행하면서 목격한 공장 모습은 처참했고, 여전히 기름때가 이곳저곳에 남아 있었다고 증언했다. 유족 대표 서창범 씨는 "화재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합동감식에 유족을 대표해 참여해 화재 공장에 들어갔을 때 불길이 직접 닿지 않은 곳에서는 여전히 바닥부터 천장까지 기름 성분이 묻어 있는 상태였고, 건물의 골격을 이루는 H빔이 휘어져 있는 것을 보았을 때 화재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화재가 번지지 않은 다른 공장을 봤을 때)근무 여건이 상당히 열악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유족들 중에서는 안전공업에서 그동안 화재가 왕왕 발생했고, 그때마다 자체진화가 이뤄져 그냥 넘어가는 사례가 있었다고 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화재 후 대피에 대한 회사 측의 직원들에 대한 대응 훈련이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그러한 훈련과 교육 없이 이번에도 자체 진화할 수 있는 정도의 화재로 여겨 대피가 늦어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유족들은 안전공업 측에 이번 사고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전날 입장 표명을 요청했으나 아직 사측으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남은 가족을 위해 사측에서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이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해 서창범 대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하게 조사해 원인이 분명히 밝혀지고 그에 따른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 정확히 처벌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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