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인간극장’이 3월 30일부터 5일간, 치매를 앓는 99세 노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백발 아들과 그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백발 모자전’을 방영한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는 내년이면 백 살이 되는 라정임(99) 여사와 그녀를 닮아 어느덧 백발이 된 아들 혁성(63) 씨가 살고 있다. 3년 전 대기업을 퇴직한 혁성 씨는 은퇴 후의 여유 대신 치매 4급인 어머니의 전담 간병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어머니를 씻기고 먹여 주간보호센터에 보내는 일상은 과거 어머니가 어린 아들에게 해주었던 사랑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과정이다.
혁성 씨가 은퇴 전까지 홀로 시어머니를 모셨던 아내 영희(61) 씨는 과거 치매 증상으로 인해 머리채를 잡히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며 마음의 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3년 전 태어난 손녀 율이와 딸 가족이 합가하면서 집안 분위기는 반전됐다.
시어머니를 돌보는 고단함을 손녀를 키우는 기쁨으로 치유하는 기묘하고도 따뜻한 ‘돌봄의 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혁성 씨의 시계는 늘 오후 5시, 어머니의 귀가 시간에 맞춰져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오후 5시의 신데렐라’라 불리면서도 그는 어머니를 제 손으로 끝까지 지켜드리고 싶어 한다. 갑작스럽게 떠난 아버지를 지키지 못했다는 부채감이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현관문에 나란히 놓인 휠체어와 유모차는 이 집안의 현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내년이면 백 살이 되는 라정임 여사와 아들, 며느리, 그리고 증손녀까지 무려 4대가 한 지붕 아래 부대끼며 살아간다. 치매 4급 판정으로 가족의 얼굴조차 가물가물해진 어머니를 위해, 백발의 아들 혁성 씨는 오늘도 정성 어린 보살핌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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