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FL' 추정 학자들, 6년여간 논문 1천여편 쏟아내…교원 공저는 전무
연대 "네트워크 차원이나 '윤리적 한계' 인지해 제도 개선…현재 0명"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이의진 이율립 양수연 기자 = 해외 다작 학자들을 앞세워 글로벌 랭킹 실적을 부풀리는 이른바 '학술 용병' 꼼수가 고려대학교에 앞서 연세대에 먼저 상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세대는 해외 학자들이 자대 소속을 논문에 기재할 경우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내걸었던 것으로 파악돼 대학 순위 지상주의가 낳은 도덕적 해이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된다.
3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연세대는 2017년 연구의 세계화를 촉진하겠다며 '연세대 프론티어 랩(YFL)'을 신설하고 해외 우수교원 초청 사업을 시작했다. 연세대는 2022년 8월까지 총 14명의 해외 대학교수를 YFL 객원 연구원으로 위촉했으며, 이 중 6∼7명의 학자가 연세대 소속을 병기해 논문을 쏟아냈다.
◇ "연세대 소속 달면 인센티브"…6년간 500편 쏟아낸 中학자
연합뉴스가 입수한 2018년 YFL 공고문을 보면, 연세대의 '지표 사냥' 의도가 엿보인다. 공고문에는 자교 교수와의 공동 연구 논문뿐만 아니라, 단순히 연세대가 소속처로 표기된 단독 논문 역시 프로그램의 결과물로 인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당시 연세대는 이를 '공동 소속 논문(Joint Affiliation)'으로 표현하며, 규정된 지원금 최대 3만 달러와 별개의 논문 인센티브 지급을 시사했다. 이를 통해 임용된 연구자들은 6년여 동안 1인당 수백건의 논문을 발표했다.
실제로 연구역량 평가 프로그램 '사이발(SciVal)' 분석 결과, 2020년부터 올해까지 연세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는 YFL 소속으로 추정되는 중국 둥난대 소속의 차오 진더(Cao Jinde) 교수다. 그가 연세대 소속으로 귀속시킨 논문만 496건이며, 피인용 건수는 1만1천617건에 달한다.
미르잘릴리 세이달리 자말 교수와 툰시 압델루아하드 교수는 같은 기간 각각 285편(6위), 254편(10위)의 논문을 썼다.
QS 등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이 소속 교원의 논문 발표 건수와 피인용 건수 등을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만큼, 연세대는 톡톡한 효과를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연세대의 QS 세계대학 순위는 2018년 100위권 밖에서 50위권으로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이 학자들 모두 국내 장기 체류하며 강의하거나 연세대 교원들과 공동 연구를 한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 연세대 "국제 네트워크 형성 차원…현재 소속 학자 없어"
연세대는 세계 대학 평가 순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제적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세계적인 트렌드였다고 해명했다. 고려대와 달리 YFL은 운영 초반 최소 2주의 국내 단기 체류 조건을 달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연세대는 프로그램 운영 중반에 이러한 방식의 윤리적 한계점을 인지하고, 실질적인 공동 저자 논문만 인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해외 교수들을 연구원으로 임용했으나, 실질적으로 (교류가) 오가는 게 없다면 이상할 수 있겠다 싶어 2022년 8월께 14명 정도의 학자와 (계약을) 정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YFL 소속 해외 연구자는 한 명도 없다"며 "해외 학자들에게 항공료와 체재비 정도의 금액을 지원했는데, 그것으로 (논문에) 소속을 달아달라는 것은 과한 요구이고 그렇게 요구한 적도 없다"고 부연했다.
s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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