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학자가 2주 1편 써낸 논문, 고려대 학술 실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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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학자가 2주 1편 써낸 논문, 고려대 학술 실적으로

연합뉴스 2026-03-30 05:55: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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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아제르바이잔까지 3중 소속 두고 '다작'…고대 연구진 공저는 '0'

논문 철회 6차례 등 진실성 논란도…고대 "문제없어…소속 기재는 자유의사"

고려대 고려대

[고려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이의진 이율립 양수연 기자 = 2주에 한 편꼴로 국제 논문을 만들어내는 파키스탄 출신의 신진 경제학자. 한국 캠퍼스에 한 번도 출근한 적 없는 이 '초다작' 학자가 고려대학교의 학술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30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지중해 키프로스의 바흐체셰히르 대학 조교수이자 동시에 아제르바이잔 국립경제대 연구원인 자훌 아메드(Zahoor Ahmed) 교수는 최근 학술 데이터베이스에 고려대 역시 자신의 소속으로 표기하며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키스탄과 중국 대학을 거쳐 2019년 에너지경제 분야 박사 학위를 딴 그는 초인적인 논문 생산 능력을 자랑한다. 지난 7년간 학술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Scopus)'에 올린 논문만 136편에 달한다. 매달 1편이 넘고, 2021년 이후로는 거의 2주에 한 편씩 새 논문을 쏟아냈다.

◇ 고려대 제2·3 소속 기재…대학 평가 지표 뻥튀기?

아메드 교수는 2024년 고려대 경영대의 '객원교수'로 임용되며 국제 연구 네트워크 'K-클럽'의 일원이 됐다. 이후 생산된 그의 논문 20여 편에는 어김없이 고려대가 제2, 제3의 소속처로 명시됐으며, 일부 논문은 아예 고려대만을 주요 소속 기관으로 기재했다.

그의 방대한 피인용 수치 중 150여 회는 고려대의 실적으로 흡수됐다. 그러나 정작 아메드 교수가 고려대 국내 연구진과 함께 쓴 공동저술 논문은 한 편도 없었다. 그는 중국, 튀르키예, 파키스탄 등의 학자들과 논문을 양산하고 있을 뿐이다.

학계 일각에선 그의 연구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국제 논문 검증 사이트 '펍피어'에는 그가 인용을 조작했다는 다른 연구자들의 지적이 다수 올라와 있다. 실제로 중대한 오류가 발각돼 논문이 철회된 이력도 6차례나 있다.

게다가 1만1천회에 달하는 그의 논문 피인용 중 46%가 중국, 18%는 튀르키예, 14%는 파키스탄, 9%는 인도 등에서 발생했다. 이들 국가는 특정 연구가 부정 없이 이뤄졌는지 측정하는 지표인 연구 진실성 위험 지수(RI)상 위험 혹은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연합뉴스는 아메드 교수에게 입장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 고려대 "전혀 문제 없어…연구자 소속 표기는 개인 자유의사"

고려대에는 아메드 교수 외에도 엄청난 속도로 다작을 쏟아내는 고인용 학자들이 K-클럽을 통해 최소 10여 명 이상 합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중에는 무려 100편이 넘는 논문에 고려대 소속을 표기한 사례도 있다.

실제로 K-클럽 출범 이후 소속처가 2중, 3중으로 표기된 이른바 '다중 소속 논문' 비중은 대폭 늘어났다. 세계적 계랑서지학자 로크만 메호 베이루트 아메리칸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고려대의 2중 표기 논문은 2023년 20.2%에서 지난해 31.3%로, 3중 표기 논문은 3.0%에서 9.7%로 급증했다. 다작과 다중 소속을 무기로 삼는 학자들을 전략적으로 영입해 대학 평가 지표 올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고려대는 전 세계 학계의 보편적 모델을 따랐을 뿐 법적 문제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대학 측은 원칙적으로 연구비 지원이나 실제 연구가 이뤄진 기관을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논문에 소속을 병기하라고 강요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려대 관계자는 "논문 숫자를 늘릴 생각이었다면 K-클럽 출범을 공개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속 표기는 학교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다. 문제가 확인되면 2년마다 이뤄지는 재계약 과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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