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중세의 숨결을 번역했는데, 내일부터는 AI가 한다네요.” 글로벌 흥행작 ‘킹덤 컴’ 시리즈의 베테랑 번역가가 효율성을 앞세운 경영진으로부터 ‘당일 해고’를 통보받으며 AI발 고용 쇼크의 참혹한 현실을 폭로했습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 [‘효율성’에 밀려난 4년의 전문성] ‘킹덤 컴: 딜리버리 2’의 체코어-영어 번역을 담당해온 맥스 헤이트마네크가 AI 도입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해고됨. 2022년부터 쌓아온 서사적 기여도가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 하에 단 하루 만에 부정당한 사례.
- ✅ [게임 업계에 번지는 ‘AI 해고’ 도미노] 에픽게임즈 등 대형 개발사에서도 전 직원의 20%가 감원되는 등 업계 전반에 고용 불안 확산. 숙련된 번역가 대신 AI가 초안을 잡고 인간은 값싼 보수로 교정만 하는 ‘MTPE(기계 번역 후편집)’ 구조로의 기형적 변화 성토.
- ✅ [사라지는 인간적 감성과 서사의 깊이] 단순 번역을 넘어 중세의 고풍스러운 뉘앙스와 문화적 맥락을 구현하던 인간의 영역이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 게임은 작동하겠지만, 유저들이 느끼는 몰입감과 예술적 깊이는 급격히 저하될 것이라는 업계 전문가들의 경고.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평소처럼 퇴근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소집된 회의에서 다음 달부터 모든 번역을 AI가 맡게 됐으니 제 자리는 더 이상 필요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실적인 중세 구현으로 전 세계 600만 명 이상의 유저를 사로잡은 ‘킹덤 컴: 딜리버리’ 시리즈의 후속작(KCD2)에서 체코어-영어 번역 및 편집을 담당해온 맥스 헤이트마네크(Max H)의 고백이다. 2022년부터 이 거대한 중세 오픈월드 게임의 대사와 아이템 이름 하나하나에 숨결을 불어넣었던 그는 지난 27일, 아무런 예고 없이 ‘AI 해고’의 당사자가 됐다.
“효율성이라는 이름의 배신”…사라진 인간의 자리
맥스는 레딧 커뮤니티를 통해 경영진이 “회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정을 절약하기 위해” 자신의 직무를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AI 번역 도입에 강력히 반대해왔으나, 자신의 전문성이 이토록 쉽게 부정당할 줄은 몰랐다며 “4년 가까이 애정을 쏟아온 회사로부터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의 폭로는 단순한 개인의 원망을 넘어 게임 업계 전반에 번진 ‘AI발 고용 쇼크’의 실상을 드러냈다. 해당 글에는 ‘포트나이트’의 제작사 에픽게임즈(Epic Games)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지난주에만 전 직원의 20%인 1,000명 넘는 동료가 해고됐다”며 참담한 업계 분위기를 전하는 댓글이 달려 충격을 더했다.
“게임은 작동하겠지만, 깊이는 사라질 것”
누리꾼들과 업계 종사자들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 감성’의 상실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한 교육계 종사자는 “중세의 고풍스러운 표현이나 문화적 맥락, 뉘앙스는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다”며 “AI가 번역한다고 해서 게임이 작동하지 않지는 않겠지만, 깊이 있는 몰입감과 만족도는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번역 업계의 기형적인 구조 변화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전직 번역가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제 거의 모든 원고 번역 의뢰가 사라지고, AI가 초안을 잡은 결과물을 인간이 교정하는 ‘MTPE(기계 번역 후편집)’ 작업만 남았다”며 “작업량은 줄지 않는데, AI가 했다는 핑계로 번역가에게는 훨씬 적은 보수를 지급하는 구실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침묵하지 않는 노동자들…“우리의 노고를 기억해달라”
맥스는 해고 통보를 받은 이후에도 동료들을 향한 행운을 빌며, 유저들에게 “회사가 직원들의 노고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기밀유지협약(NDA)을 준수하면서도 자신의 경험에 대해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AI가 게임 개발 공정을 혁신하고 비용을 절감한다는 장밋빛 전망 뒤에는, 수년간 게임의 세계관을 구축해온 숙련된 창작자들이 ‘쓸모없는 부품’으로 취급받는 차가운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혁신의 결과물이 게이머들에게 전해지기 전, 그 혁신의 과정에서 희생되는 인간의 가치에 대해 게임 업계가 답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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