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간판 표기, 플랫폼 검색의 다크 패턴 등 정책 개선 촉구
“우리가 간 피부과가 진짜 피부과가 아닐 수 있다.”
최근 비전문의에 의한 피부과의 전문영역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피부과의사회가 대대적인 국민 인식 개선에 나섰다.
피부과의원의 간판 표기부터 플랫폼 검색의 다크 패턴까지, 진짜 피부과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데 있어 국민의 인식을 흐리게 하는 요소들이 너무나도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29일 개최한 제28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책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피부과전문의는 피부질환과 피부미용분야를 모두 마스터한 전문가이다. 즉 단순 피부미용만 다룰 수 있는 일반의와는 자격 자체가 다른 것. 현행 의료법상 피부과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만 피부과의원이란 명칭을 쓸 수 있으며 일반의는 ‘○○○의원 진료과목: 피부과’로 진료과목을 절반 크기로 표시해야 한다. 즉 전문의 자격이 없어도 진료과목을 작게라도 표시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간판에 피부과 세 글자가 적혀 있으면 국민 대부분은 전문의 병원이라 믿고 선택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조수익 기획정책이사(미소가인피부과의원 삼성점 원장)는 “비전문의를 전문의로 오인하고 진료받았다가 막상 부작용이 발생해 해결을 요구하면 ‘피부과전문의가 아니다’라며 치료를 거부당하는 사례도 적잖은 상황”이라며 “미용시술도 부작용 등을 고려하면 피부질환과 연계되는 부분이 많아 처음부터 두 분야에 대한 자격을 모두 갖춘 피부과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점에서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최근 복지부에서도 검토 중인 ‘진료과목’ 표기 제한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40조의 예외조항을 삭제, 간판 등에 진료과목을 아예 표시하지 못하도록 해 처음부터 국민 혼선을 없애자는 것이다.
온라인 환경도 별반 다르지 않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피부과를 검색했을 때 전문의가 아닌 병원들이 상위권에 버젓이 노출되고 있는 것. 이날 대한피부과의사회는 플랫폼 검색의 다크 패턴(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온라인 설계방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윤홍석 부회장(휴먼피부과의원 분당점 원장)은 “소아과, 안과 등은 검색 시 전문의 기관이 우선 노출되는 경향이 있으나 피부과는 산업시장이 크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광고와 마케팅에 자본을 투입한 비전문의 기관이 상단을 독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피부과의사회는 피부과 검색 시 별도 필터 없이도 전문의 병의원이 우선 노출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검색 결과 상단에 전문의 필터를 기본 활성화로 설정해 정보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김경훈 홍보위원장(엠제이피부과의원 원장)은 “플랫폼이 수익성을 이유로 이 같은 문제를 방치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을 것”이라며 “국민 안전은 물론 올바른 의료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시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대한피부과의사회는 AI 가짜 의사에 의한 피부과 화장품 광고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원면허제(의대 졸업 후 최소 2년 이상 임상 수련을 거친 의사에게 독립 진료권 부여) 도입 ▲필수교육 이수제(미용시술을 시행하는 일반의에게도 일정 시간 이상의 강의 이수와 평점을 요구하는 시스템) 등을 제안, 국민이 진짜 피부과 전문의에게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이상주 회장(연세스타피부과의원 대표원장)은 “피부미용시술은 누구나 많이 하는 시술이 아닌 해부학적 지식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의료행위”라며 “피부과 진료에 대한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