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깨우는 오드레기부터 아귀 애까지 특수 부위의 반란…‘한국기행’이 전하는 미식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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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깨우는 오드레기부터 아귀 애까지 특수 부위의 반란…‘한국기행’이 전하는 미식 지도

뉴스컬처 2026-03-29 07:38: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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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기행
사진=한국기행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한국기행’이 봄의 문턱에서 색다른 미식 여정을 꺼내 든다.

오는 3월 30일부터 4월 3일까지 방송되는 ‘특수부위 로드’는 익숙한 식재료의 숨은 면면을 파고들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부위들이 만들어내는 깊은 풍미를 조명한다. 흔히 지나치기 쉬운 재료가 어떻게 한 끼의 주인공이 되는지, 그 과정과 손맛이 화면에 담긴다.

추위에 지친 입맛을 깨우는 이번 기획은 먹는 행위 이상의 의미를 품는다. 부위마다 다른 식감과 향,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된 조리법이 어우러지며 한 편의 생활 다큐처럼 펼쳐진다. 버려지던 재료가 별미로 탈바꿈하는 순간, 음식에 깃든 삶의 방식까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사진=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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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나누는 밥상, 안동의 돼지머리

첫 번째 이야기는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다. 45년째 돼지국밥을 끓여온 한 식당은 머릿고기만을 고집하며 지역의 전통을 지켜왔다. 귀와 혀, 볼살, 연골이 어우러진 국밥 한 그릇에는 다양한 식감이 층을 이루며 씹는 즐거움을 더한다.

이곳의 조리 방식은 오랜 세월을 지나며 다듬어졌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머릿고기는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를 더하고, 국물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손님들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식감을 찾아 이곳을 찾는다.

잔칫날 빠지지 않던 편육과 제사상에 오르는 돼지머리까지, 음식은 끼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정월대보름을 맞은 마을에서는 서낭당에 모여 제를 올리고 음식을 나누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한다. 한 상의 음식이 공동체를 잇는 매개가 되는 풍경이다.

사진=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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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위에서 완성되는 닭 한 마리의 가치

두 번째 여정은 강원 홍천의 깊은 산골로 이어진다. 토종닭을 직접 키워 숯불구이를 내는 부부는 닭 한 마리의 모든 부위를 빠짐없이 활용한다. 목과 날개, 엉덩이살은 물론 내장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손질해 불 위에 올린다.

갓 잡은 닭은 부위별로 나뉘어 서로 다른 식감을 드러낸다. 간장 양념을 입힌 내장은 씹을수록 진한 풍미를 남기며 입안을 채운다. 불길 위에서 익어가는 재료들은 각자의 향을 살려내며 조화를 이룬다.

버려지기 쉬운 부위 역시 이곳에서는 귀한 재료로 취급된다. 날개 끝과 꽁지뼈살, 알집과 위까지도 식탁 위에 오른다. 싸리나무에 말아 구운 내장은 은은한 향을 더하며 색다른 매력을 완성한다.

가족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는 그 진가가 더욱 빛난다. 손수 손질한 재료를 나누고, 불 앞에서 익혀 먹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경험으로 남는다. 음식은 곧 시간을 공유하는 방식이 된다.

뭉티기 한상. 사진=한국기행
뭉티기 한상. 사진=한국기행

■세월이 빚은 대구 골목의 별미

세 번째 이야기는 대구의 오래된 골목으로 향한다. 49년 세월을 버틴 노포에서는 ‘뭉티기’와 함께 독특한 식감의 ‘오드레기’가 손님을 맞는다. 대동맥 부위를 활용한 이 음식은 씹을 때마다 경쾌한 식감을 전한다.

이곳의 음식은 재료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살리는 데 집중한다. 큼직하게 썬 생고기는 투박한 형태를 유지한 채 제공되며, 씹을수록 육즙과 식감이 살아난다. 여기에 더해진 오드레기는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전쟁 이후 생계를 위해 시작된 장사는 세월을 지나 지역의 대표 별미로 자리 잡았다. 오드레기뿐 아니라 우설과 등골까지 더해지며 한 상은 더욱 풍성해진다.

가게를 지키는 가족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나눈다. 손질부터 조리, 손님 맞이까지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세대가 이어지고, 맛 또한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사진=한국기행
사진=한국기행

■입맛을 흔드는 밥도둑의 탄생

네 번째 편에서는 특수부위가 만들어낸 ‘밥도둑’의 세계가 펼쳐진다. 경남 함양에서는 대구 머리를 활용한 요리가 색다른 방식으로 재탄생한다. 순살만을 골라 매콤하게 볶아낸 요리는 불향과 감칠맛이 어우러진다.

콩나물 위에 얹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리법으로 완성된 이 요리는 한층 농축된 맛을 자랑한다. 쫀득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지며 밥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충북 청주에서는 돼지 울대를 활용한 찌개가 등장한다. 목 주변의 귀한 부위를 끓여낸 국물은 깊고 진한 맛을 자랑하며, 오독오독한 식감이 더해진다.

오랜 시간 이어진 경험이 만들어낸 조리법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한 그릇 안에 담긴 정성과 노하우는 지역의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사진=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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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건져 올린 진미의 끝

마지막 여정은 경북 포항의 바다에서 마무리된다. 이곳에서는 생선 내장 가운데서도 ‘애’로 불리는 간이 중심에 선다. 특히 아귀의 간은 깊고 고소한 풍미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갓 잡은 아귀는 다양한 방식으로 식탁에 오른다. 꼬리 회는 신선함을 그대로 전하고, 수육으로 즐기는 간은 부드럽고 진한 맛을 남긴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재료는 시간과 직결된다. 신선도가 곧 맛을 좌우하는 만큼, 손질과 조리 과정 하나하나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포항의 바람과 함께하는 식사는 여행의 기억으로 남는다. 식탁 위에 오른 음식은 그 자체로 지역의 풍경과 시간을 품는다.

EBS ‘한국기행-특수부위 로드’는 익숙함 뒤에 숨겨진 미각의 가능성을 끌어올린다. 버려지던 재료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화면을 채운다. 입맛을 깨우는 여정은 결국 사람의 손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또렷하게 전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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