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장금'에도 나온 그 풀…인디언도, 유럽 귀족도 찾았다는 '약초'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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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장금'에도 나온 그 풀…인디언도, 유럽 귀족도 찾았다는 '약초'의 정체

위키푸디 2026-03-28 22:4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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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나물 Agrimonia pilosa Ledeb. / 국립생물자원관
짚신나물 Agrimonia pilosa Ledeb. / 국립생물자원관

길가나 산비탈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는 풀 중에 이런 게 있다. 동양에서는 신선이 건네준 약초라 불렸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신장병과 관절염 치료에 썼으며, 중세 유럽에서는 수면 장애 해결에 활용했다. 대륙을 가리지 않고 수백 년간 쓰인 이 풀의 이름은 짚신나물, 생약명으로는 선학초(仙鶴草)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이 풀로 친구의 상처를 치료하는 장면이 나온 직후 한동안 약초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그냥 지나쳤던 산길의 잡초가 알고 보면 지혈, 항암, 항균, 간 건강까지 아우르는 약초였다는 사실, 지금부터 제대로 살펴보자.

◆ 동양에서만 쓴 게 아니었다…전 세계가 주목한 자생 약초

짚신나물 Agrimonia pilosa Ledeb. / 국립생물자원관
짚신나물 Agrimonia pilosa Ledeb. / 국립생물자원관

짚신나물이 한반도와 중국에서만 약초로 쓰인 건 아니다.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선학초를 신장병, 간장병, 관절염 등에 두루 활용했고, 유럽에서는 위궤양, 장염, 설사, 출혈 치료에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다. 심지어 중세 시대에는 수면 보조제로도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9세기 후반까지도 유럽과 북미 전역에서 피부 질환, 기침, 인후통, 설사를 다스리는 데 활용됐다는 사실은 짚신나물이 단순한 민간 약초를 넘어서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옛날 짚신을 신고 산길을 걸으면 씨앗이 짚신 바닥에 달라붙어 퍼져나간다고 해서 '짚신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식물을 '선학초(仙鶴草)'라고도 부르게 된 데는 전설이 있다. 중국 절강성의 한 나무꾼이 도끼에 팔을 베어 피가 멎지 않자, 어디선가 나타난 백발 노인이 주변의 풀을 짓찧어 상처에 붙여주고 홀연히 사라졌다. 나무꾼이 고개를 들었을 때 하늘에는 학 두 마리만 날고 있었다. 신선이 건네준 풀이라 여겨 '선학초'라 불렀다는 이야기다.

장미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전국 어디서나 자라며 키는 1m 가까이 자란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전초를 용아초(龍牙草)라는 약재로 쓰는데, 뿌리가 검고 짐승의 이빨 모양을 닮았다 해서 낭아초(狼牙草)라고도 부른다.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37가지에 달할 정도로 전국 곳곳에서 오래전부터 써온 식물이다.

◆ 상추보다 비타민C가 13배…먹어도 되는 약초

짚신나물은 약재이기 전에 먹을 수 있는 산나물이다. 이른 봄에 올라오는 어린잎을 데쳐 나물로 무치거나 볶음, 튀김으로 조리한다. 맛이 특별히 쓰거나 강하지 않아 처음 접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영양 구성이 놀랍다. 같은 잎채소인 배추, 상추와 비교하면 단백질은 4배 이상, 지질은 5배 이상, 섬유질은 15배, 철분은 10배 이상 많다. 비타민C는 상추의 13배에 달한다. 빈혈이 걱정되거나 여름철 기력이 처지는 사람이라면 나물로 꾸준히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몸에 변화를 느낄 수 있을 만한 수치다.

여기에 더해 짚신나물에는 카테킨과 티아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카테킨은 녹차에도 많이 들어 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강력한 항산화·항염 효과로 잘 알려진 성분이다. 티아민은 비타민 B1으로, 신경계와 소화기 피로 해소, 각기병 예방에 관여한다. 이 두 성분의 존재만으로도 짚신나물이 단순한 잡초가 아님이 설명된다.

짚신나물 Agrimonia pilosa Ledeb. / jbg0505-shutterstock.com
짚신나물 Agrimonia pilosa Ledeb. / jbg0505-shutterstock.com

◆ 피가 멎고, 균이 죽고, 암세포가 줄었다

짚신나물이 전통의학에서 가장 오래 쓰인 용도는 지혈이다. 짚신나물에서 추출한 아그리모닌(agrimonin)이라는 성분은 점막을 수축시키는 수렴 작용을 통해 출혈을 억제한다. 소변 출혈, 자궁 출혈, 객혈, 대변 출혈 등 출혈 부위를 가리지 않고 쓰였으며, 외상 출혈에는 신선한 잎을 짓찧어 직접 상처에 붙이는 방식으로도 활용됐다. 현재는 이 성분을 가공한 지혈분(止血粉) 형태로 내장 수술 시의 출혈 처치에도 사용되고 있다.

항균력도 주목할 만하다. 짚신나물은 황금색포도알균, 대장균, 녹농막대균, 적리막대균, 티푸스막대균, 결핵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억균 작용이 확인돼 있다. 편도선염이나 구내염이 생겼을 때 짚신나물을 진하게 달인 물을 차갑게 식혀 수시로 양치하면 빠르게 가라앉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억균 효과가 그 이유를 뒷받침한다. 땀띠나 습진, 풀독 등 피부 트러블에는 달인 물을 식혀 헝겊에 적셔 냉습포로 쓰거나 목욕제로 활용하면 가려움과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항암 작용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짚신나물 뿌리에서 추출한 11가지 성분 대부분이 항암 활성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는 에탄올 추출물이 사르코마-180 암세포와 간암 피하형 종양에 대해 50%의 억제율을 나타냈고, 체외 실험에서 JTC-26 암세포 억제율은 100%에 달했다. 자궁경부암 세포 배양 실험에서도 짚신나물 추출물 투여 후 암세포 성장이 80% 가량 줄고 정상 세포는 오히려 2배로 늘어난 결과가 보고됐다.

짚신나물 Agrimonia pilosa Ledeb. / San Ssanai-shutterstock.com

◆ 간과 담낭까지…현대 임상이 확인한 효능

짚신나물이 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임상시험으로도 확인됐다. 선학초 추출물을 복용한 그룹과 위약 그룹으로 나눠 6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선학초를 복용한 쪽이 간 해독 기능과 전반적인 간 건강 지표에서 유의미하게 나은 결과를 보였다. 카테킨, 케르시트린 등의 성분이 담낭과 간에서 독소를 걸러내는 과정을 돕는 것으로 분석된다.

흔히 알려지지 않은 효능도 있다.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성질이 있어 우울증이나 신경쇠약 증상에도 쓰인 기록이 있다. 몸이 허약하거나 기력이 부족할 때 말린 짚신나물을 달여 차처럼 마시거나 녹즙으로 마시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 짚신나물 먹는법

짚신나물 요리. / 위키푸디
짚신나물 요리. / 위키푸디

짚신나물을 일상에서 가장 쉽게 활용하는 방법은 차로 마시는 것이다. 건조한 전초 10~15g을 물 500ml에 넣고 약한 불로 30분 이상 달여 하루 2~3회 식후에 나눠 마신다. 설사가 잦을 때는 하루 10g을 달여 식후 3회 따뜻하게 마시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기력이 크게 떨어지거나 빈혈 기운이 있을 때는 짚신나물 40g에 붉은 대추 10알을 함께 넣고 달여 수시로 나눠 마신다. 단순한 피로 회복을 넘어 철분과 영양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외상이나 상처에서 피가 잘 멎지 않을 때는 신선한 잎을 깨끗이 씻어 짓찧어 상처 위에 얹고 천으로 고정한다. 피부 트러블이나 가려움이 심한 부위에는 달인 물을 냉습포로 활용하거나 욕조 물에 달인 물을 희석해 목욕하면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암 보조 목적으로 꾸준히 복용하고자 한다면 짚신나물, 삼백초, 감초를 함께 달이거나 그늘에서 말려 가루로 내어 하루 30g씩 세 번에 나눠 먹는 방법이 전통 처방으로 전해진다. 단, 이 경우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 후 보조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 반드시 알고 먹어야 할 주의사항

짚신나물은 독성이 낮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약초지만, 한 가지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는 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고혈압이 있거나 혈압 관련 약을 복용 중이라면 섭취 전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하며, 한 번에 대량으로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직접 채취할 때는 농약이 뿌려지는 농경지 근처나 오염이 우려되는 도심 주변은 피하고, 산이나 들의 청정한 곳에서 채취하는 것이 좋다. 채취 시기는 꽃이 피는 8~9월이 전초의 약성이 가장 강한 때이며, 뿌리째 캐어 깨끗이 씻어 그늘에서 말려 보관하면 오래 두고 쓸 수 있다.

길가 어딘가에서 줄기에 거친 털이 난 채 묵묵히 자라는 이 풀을 다음에 만나게 된다면,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수백 년간 사람들이 이 풀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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